지구에 사는 동물의 70%가 곤충이고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게 딱정벌레라고 한다. 30여 년간 세밀화 도감을 펴내 온 출판사 보리가 우리나라에 사는 딱정벌레 808종을 담아 '딱정벌레 도감'을 출간했다. 2012년 옥영관 화가가 딱정벌레 세밀화를 그리기 시작해 10년 만에 완성됐다. 출판사 측은 "이만큼 많은 딱정벌레를 세밀화로 소개한 책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딱정벌레는 벌이나 모기 같은 곤충과 달리 사람에게 거의 해를 끼치지 않으며 자연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동물이다. 그러나 다종다양한 이들의 생태에 대해선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딱정벌레에 관한 백과사전이라 할 만한 이 책에서 두 저자인 생물학자 강태화, 도감 분야 베테랑 편집자 김종현은 딱정벌레의 생김새, 한살이, 먹이활동, 몸 지키기, 사람과의 관계 등을 상세히 설명한다. 흔히 아는 사슴벌레, 무당벌레, 반딧불이, 하늘소, 풍뎅이뿐 아니라 거저리, 병대벌레, 홍반디, 나무좀 등 낯선 딱정벌레도 만날 수 있다. 옥 화백의 세밀화는 딱정벌레 성충의 겉모습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먹이활동, 애벌레와 번데기 시기의 모습, 짝짓기, 산란, 수컷과 암컷의 차이 등도 곁들여 이해를 돕는다.
딱정벌레는 다채로운 생김새만큼이나 사는 모습도 다양하다. 폭탄 방귀를 터트리는 폭탄먼지벌레, 죽은 동물을 파먹는 송장벌레, 공중으로 튀어 오르며 몸을 뒤집는 방아벌레 등 세상과 조화를 이루며 개성 넘치게 살아가는 모습이 펼쳐진다.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잠시라도 자연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해 주는 도감 이상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