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GJC 보증 2,050억 12월 15일까지 갚겠다"...레고랜드 사태 수습 안간힘

입력
2022.10.2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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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내년 12월 15일까지 전액 변제
당초 계획보다 한 달 앞당겨 문제 해결"
"일방적 기한이익상실 발표, 사태 키워"

강원도가 레고랜드 테마파크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강원중도개발공사(GJC) 보증채무 2,050억 원을 12월 중에 모두 갚겠다고 밝혔다. 정부차원 대책에도 자본시장 혼란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자 서둘러 채무상환 계획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광열 강원도경제부지사는 27일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GJC보증채무 2,050억 원을 12월 15일까지 전액 상환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1월 29일까지였던 변제일을 한 달 이상 앞당긴 것이다. 이를 위해 강원도는 1조 원 가량인 부채 변제 자금을 보증채무 해결에 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지사는 이날 발표가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해외 출장 중인 김진태 지사의 협의에 따른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레고랜드발 위기 이후 건설 업체를 비롯한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마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자본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강원도는 다만 "BNK투자증권의 일방적인 기한이익상실 발표가 금융시장 위기감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금리인상과 경기침체로 위기가 고조된 시장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도, 강원도와 협의 없이 기한이익상실 발표를 밀어붙인 데 대한 불만 표시다. 지난달 28일 강원도는 GJC 회생신청계획 내용을 하루 전부터 BNK와 공유했다. 하지만 BNK는 이튿날인 지난달 29일 기한이익상실 사유를 통지하고, 당일 오후 3시까지 보증채무(2,050억 원을)를 갚으라고 요구했는데 이 과정에서 BNK 책임이 있다는 얘기다.

정 부지사는 "지자체인 강원도가 보증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이유가 없고, 선취 이자비용(38억 원)을 납부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내년 1월 29일까지 연장되는 것이 당연한 사실이었다"면서 "회생신청 계획만으로 기한이익 상실이유가 발생했다고 판단한 아이원제일차(기업어음을 발행하기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 디폴트 선언이 채권시장에 불러올 파장을 충분히 고려했던 것인지 강한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도내 시민단체들은 레고랜드 사태를 둘러싼 전·현직 강원지사 책임론을 제기했다. 강원지역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혈세낭비 레고랜드 중단촉구 범시민대책위는 "아이원제일차가 발행한 2,050억 원의 기업어음은 레고랜드 사업 초기인 2013년 처음 대출받은 부채를 돌려 막으려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레고랜드를 추진한 최문순 도정의 밀실야합과 비밀주의가 이번 사태의 첫 번째 원인을 제공했고, 원인파악을 제대로 못하고 GJC 기업회생을 운운한 김진태 도정이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동아시아 지방정부 관광연맹(EATOF) 총회 참석 차 지난 24일 베트남으로 출장을 떠난 김 지사는 하루 앞당겨 이날 귀국했다.

춘천= 박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