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국감 앞두고 사의… “일신상 이유”

입력
2022.10.26 12:17
尹 대통령 최측근… 임명 5개월 안 돼

조상준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26일 국정원 국정감사를 앞두고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 임명 5개월도 안 돼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국정원에 따르면 조 실장은 전날 사의를 표명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일신상의 이유”라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건강상의 이유로 입원해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당일에 조 실장의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조 실장은 이날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원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조 실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윤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2006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론스타 헐값 매각’ 사건 수사팀 등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일했고, 윤 대통령이 2019년 7월 검찰총장으로 취임한 직후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형사부장을 맡게 됐다. 그러다 윤 대통령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겪던 2020년 7월 사의를 표하고 검찰을 떠났다. 이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의 변호도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대통령은 6월 3일 국정원 조직 관리와 예산을 총괄하는 핵심 보직인 기조실장에 그를 발탁했다. 이에 윤 대통령이 긴밀한 관계인 그를 기용해 정권 초기 국정원 개혁에 힘을 실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당시 대통령실은 조 실장에 대해 “인사, 기획, 청와대 파견, 방위사업청 파견 등 여러 분야에서 일을 했다”며 “검사이긴 하지만 여러 분야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그런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조 실장이 국감을 하루 앞두고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날 국정감사에선 그 배경에 대한 질의 역시 쏟아질 전망이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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