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본사 '기업금융 중심 은행' 설립 가시화

입력
2022.10.26 18:20
김주현 금융위원장 
"국정과제 준해 관리"
금융당국 직접 챙긴다는 첫 공식 확인
시, 사전 단계로 내년 하반기 투자청 설립

대전에 본사를 둔 기업금융 중심 은행 설립이 금융당국의 추진 방침 공식화로 탄력을 받고 있다.

26일 대전 출신 윤창현(초선·비례)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지난 24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충청권 지역종합금융지주 설립을 공식화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국감에서 '충청권 지역금융기관 설립'과 관련해 "지역균형발전 비전 대국민발표에 포함된 과제로, 국정과제에 준해 관리하고 있다. 금융산업국에서 (해당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 설립 추진위원장인 윤 의원은 "김 위원장의 답변은 충청권 은행설립 국정과제를 금융정책당국이 직접 챙기고 있다는 첫 공식 확인한 것으로, 설립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 사업은 이장우 대전시장의 핵심 공약이다. 벤처혁신기업들의 성장·지원을 위해 과학기술인프라가 풍부한 대전에 본사를 둔 맞춤형 기업지원 전문금융기관을 설립하는 것이 핵심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역공약에 포함됐지만, 금융당국이 추진 의지를 공식 석상에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는 신산업 및 신기술 투자·육성 전문 특수은행인 가칭 '한국벤처투자은행'을 설립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그룹(SVB)과 같이 자금조달·운용·중개 기능을 수행토록 한다는 구상이다.

은행 설립 움직임이 가시화하면서 최근 하나은행이 자본금 출자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출자 규모와 시기, 방법 등은 은행 설립이 구체화되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대전은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고, 인구 10만명 당 가장 많은 창업기업이 태동하는 세계적인 과학기술 혁신 역량과 도시경쟁력을 보유한 미래산업 선도도시"라며 "이런 기반을 갖춘 대전에 본사를 둔 기업금융 중심 은행이 반드시 설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는 은행 설립 사전 단계로 대전투자청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대전투자청은 벤처기업·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펀드를 결성하고 저금리 여신을 담당하는 공공형 금융기관으로 검토하고 있다. 대전시가 공적자금 500억 원을 출자하고 시민·지역 중견기업·경제단체 등 민간자금을 더해 총 700억 원 규모의 자본금을 확보해 내년 하반기쯤 개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 의원은 "기업금융 중심 은행은 대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의 근본적 체질을 개선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벤처기업들의 성장과 재투자가 선순환하는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은행 설립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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