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2주기 추모식을 세 아들과 함께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회장은 25일 경기 수원시 선영에서 열린 이 회장의 2주기 추모식에 방문, 선영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고인의 넋을 기렸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 자리에는 김 회장의 세 자녀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전략실 전무 등도 함께 했다.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외부 인사로는 김 회장 부자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추모식을 마친 뒤 이 부회장의 차량과 함께 선영을 빠져나갔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해 찾지 못했다"면서 "과거부터 우정이 두터웠던 만큼 올해는 방문해 고인을 추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2020년 10월 이 회장의 장례식에 참석해 "고인을 친형님같이 모셨다. 오늘은 가장 슬픈 날"이라고 말할 정도로 생전 이 회장과의 깊은 우정은 유명하다. 선친인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친분이 아들 세대까지 이어진 것이다.
29세에 총수 자리에 오른 김 회장은, 이 회장의 조언으로 경영 일선의 부족함을 채웠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2002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인수가 대표적 사례다. 당시 삼성의 영빈관 역할을 했던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오찬을 하며 김 회장이 인수 추진 사실을 설명하고 삼성의 보험 경영 경험과 어떻게 하면 사업을 잘할 수 있는지 의견을 구했다.
또 한화가 2014년 삼성의 방산 계열사 네 곳을 2조 원에 인수하며 핵심 사업으로 키운 것도, 고인과 돈독한 관계 덕이라는 의견이 많다. 재계 관계자는 "고인이 김 회장에게 당시 화학을 주력으로 한 한화 사업이 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며 "이 후 한화는 인수 제안부터 계약까지 3개월 만에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두 총수의 우정은 3세인 이재용 부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동문이기도 한 김 부회장은 이 부회장과 식사 자리를 종종 마련해 조언을 구하는 등 두터운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