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회부의장 후보 정우택… 추대 아닌 '4파전' 치른 배경

입력
2022.10.2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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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전서열서 60계단 '수직 상승'
여야 대립 국면 속 조정자 역할 기대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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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몫의 후반기 국회부의장 후보로 5선 정우택(충북 청주상당) 의원이 25일 선출됐다. 결선투표까지 거치며 서병수, 김영선, 홍문표 의원과의 4파전 끝에 낙점됐다. 통상 최다선·연장자 의원에게 부여되는 명예직 성격이 컸지만, 이번엔 이례적으로 다자 경선까지 치른 것은 부의장직 위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국회의장단 일원이라는 상징성에 머물지 않고, 날로 첨예해지는 여야 갈등 속에 중재자로서 무게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우택, 결선투표 끝에 2표차 신승

이번 국민의힘의 차기 부의장 후보 경선은 결선투표를 치를 만큼 접전이었다. 의원 108명이 참석한 1차 투표에서 정 의원 40표, 서 의원 39표, 김 의원 23표, 홍 의원이 6표를 각각 득표했다. 과반 득표자가 없어 결선투표가 진행됐으며 1차 투표 1·2위 간 대결에서 정 의원이 49표를 얻어 서 의원(47표)를 2표차로 따돌렸다. 21대 전반기 부의장인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의 후임인 정 의원은 향후 본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선출된다.

경제 관료 출신인 정 의원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자유민주연합 후보로 충북 진천·음성에서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김대중 정부 때인 'DJP(김대중·김종필) 연합'하에 40대의 나이로 해양수산부 장관을, 2006~2010년 충북지사를 지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낙선했으나, 지난 3월 보궐선거를 통해 여의도에 재입성했다. 당내에선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옅은 '비윤석열계'로 분류된다.

부의장 선출 시, 의전서열 60계단 상승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부의장 후보 결정은 당내 물밑 교통정리로 합의 추대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2020년 5월 21대 전반기 국회 국민의힘 몫 부의장으로 선출된 정진석 부의장도 추대로 결정됐다. 당시 경쟁후보로 꼽혔던 서병수 의원이 양보한 결과였다. 그런데 21대 후반기 부의장직을 두고 4파전이 벌어진 것은 부의장직의 무게감이 그만큼 커졌다는 방증이다.

우선 국회부의장이 되면 평의원에 비해 의전서열이 수직 상승한다. 국가 의전서열 상 국회부의장 서열은 9위(부총리급). 여당대표(7위)와 야당대표(8위) 다음이고, 경제부총리(11위)·사회부총리(12위)보다 높다. 차관급인 국회의원(68위)에 비하면 60계단 가까이 점프하는 셈이다.

의전서열에 따라 대우도 그만큼 높아진다. 국회 본관에 별도의 집무실과 의전 차량을 제공받는다. 기존 보좌진 외에 부의장실 소속 별도 직원(국회 사무처 소속 1~9급 7명)을 채용할 수 있고 세비도 늘어난다.

부의장은 의장단 일원으로서 국회를 대표하는 역할을 맡는다. 의장과 함께 의사 정리 및 질서 유지, 사무 감독 업무를 맡는다. 의장 부재 시엔 사실상 의장 역할을 맡는다. 국회의장이 의회 외교 차원에서 해외 순방을 하는 동안, 부의장은 국회에서 의장을 대신해 국회를 이끈다.

갈등 중재·상대 당 견제 역할도 커져

부의장 재직 이후엔 당대표나 국회의장 외에 별다른 선택지가 없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곤 했다. 그러나 최근처럼 여야 갈등이 첨예한 국면에서는 국회의장과 함께 중재자 역할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지난 7월 수락연설에서 '미스터 튜너(Mr. Tuner·조정자)'를 자임했다. 여당 몫 국민의힘 부의장 후보로 나선 4명의 의원도 출마선언에서 "여야 협치"에 한목소리를 낸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야당이나 소수당 몫의 부의장은 각각 여당과 다수당에 대한 견제 임무도 부여받는다. 국회법상 당적 보유가 금지된 국회의장과 달리 부의장은 당적을 유지하고 평소처럼 상임위원회 활동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 의원도 출마선언에서 "거대 야당의 입법독주를 저지하고, 한쪽으로 기울어진 국회의장단의 균형 추를 맞춰 공정하고 상식적인 국회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장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