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가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금리 상승기를 맞아 역대 최다 이자이익을 경신하면서다. 실적 1위 '리딩뱅크'는 신한금융이 KB로부터 탈환했다.
25일 KB국민·신한·우리·하나금융이 각각 발표한 3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당기순이익은 총 4조8,876억 원으로 집계됐다. KB와 우리금융 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줄었는데도, 직전 최대 실적이었던 1분기(4조5,951억 원) 대비 6.4% 가까이 증가했다.
하나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219억 원으로 4대 금융지주 중 전분기 대비 가장 큰 폭의 증가율(35.95%)을 보였다. 하나금융 측은 "원화 약세로 인한 외국환(FX) 환산 손실이 1,368억 원 발생했음에도 대출 성장과 효율적인 비용 관리를 바탕으로 안정적 이익을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이자이익은 전분기 대비 5.5% 증가한 2조2,947억 원이었다.
당기순이익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신한금융으로 전분기 대비 20.8% 증가한 1조5,946억 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보다 2.7% 증가한 이자이익(2조7,160억 원) 외에도 서울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 이익(세전 4,438억 원)이 실적에 호재가 됐다. 사옥 매각 이익을 뺀 당기순이익 규모(1조2,728억 원)도 KB에 소폭 앞섰다.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2.5% 감소한 1조2,713억 원으로 신한금융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주었다. KB 측은 "2분기 손해보험의 부동산 매각 이익(세후 약 1,230억 원)이 발생한 탓에 3분기엔 상대적으로 감소했다"며 "이를 제외하면 전분기 대비 7.7% 증가한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KB의 이자이익 역시 같은 기간 3.7% 증가한 2조8,974억 원이었다.
우리금융은 전분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2.49% 감소한 8,998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6,617억 원으로 3분기 만에 전년도 연간실적을 초과했다"는 설명이다. 이자이익은 2조2,450억 원으로 가장 낮았지만, 증가율(6.1%)만 보면 1위였다. 우리금융 측은 "기업대출 중심의 대출 성장과 적극적인 조달 비용 관리로 이자이익의 개선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4대 금융지주의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14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금리 상승의 여파로 수수료,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관련 손익 등 비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4곳 모두 이자이익이 2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하면서 이를 상쇄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급등하는 시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자이익 증가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KB·신한금융은 주주환원정책으로 각각 주당 500원, 400원 규모의 분기 배당을 결의했고, 올 들어 각각 누적 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실행 및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도 "배당 증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실시 등 주주환원정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