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확정과 동시에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폭락했다. 개혁·개방 노선보다 규제에 초점을 맞춘 시 주석의 경제 정책이 중국 기업들의 성장을 방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우존스마켓데이터 등을 인용, 미국에 상장된 5대 중국 기업의 시가총액이 거래일 기준 하루 만에 521억7,000만 달러(약 75조2,000억 원)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주가 급락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에서 두드러졌다.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전 거래일(21일) 1,877억9,000만 달러에서 이날 1,663억4,000만 달러로 폭락했다.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폐막(22일)을 거치며 하루 만에 214억 달러가 공중분해 된 셈이다.
또한 핀둬둬의 시가총액은 739억1,000만 달러에서 557억2,000만 달러로, 징둥닷컴도 649억7,000만 달러에서 564억1,000만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차이나텔레콤과 넷이즈도 467억5,000만 달러에서 460억7,000만 달러로, 422억5,000만 달러에서 389억5,000만 달러로 각각 감소했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가 흐름도 이와 비슷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11.4%, 바이두는 12.2%, 메이퇀은 14.8% 각각 급락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6.36% 폭락해 2009년 초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시 주석은 이번 당대회에서 성장보다 분배에 방점이 찍힌 공동부유론을 내세워 주요 대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를 예고했다. 또한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 전원을 자신의 측근으로 채워 명실상부한 1인 지도 체제를 구축했다. 시 주석 2기 체제 당시의 빅테크 규제가 이어질 것이란 불안감과 1인 지도 체제에 대한 정책 실패 리스크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신쑨 킹스칼리지런던 부교수는 CNBC에 "지난 몇 년간 민간 부문을 희생하면서 공공 부문을 우선시하는 데 집중한 시 주석의 정책들이 바뀌거나 수정될 가능성이 작아졌다"며 "이것이 우울한 경제 전망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