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채권시장 혼란 우려가 커지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불안 달래기'에 나섰다. “신속한 대규모 시장 안정화 조치를 오늘부터 신속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다. 전날 정부가 50조 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시장 안정방안을 내놓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도 사태 진화에 힘을 보탠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채권시장과 기업어음(CP)시장에 일부 자금경색이 일어나서 어제 정부에서 대규모 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신속한 대규모 시장 안정화 조치는 무엇보다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안정화 시그널을 보냈다.
전날 정부 당국이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채권시장안정펀드를 동원해 회사채, CP 매입에 나서기로 결정한 데 이어 윤 대통령이 직접 이를 언급한 건, 기업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심리가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불법 사금융에 대한 경고도 날렸다. 윤 대통령은 “지금 고금리로 인해 약탈적인 불법 사금융이 서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정부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약탈적 불법 사금융을 강력히 단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사금융을 찾는 서민들이 늘고 있는데 연이자가 5,000%를 상회하는 고금리 대출을 받게 하고, 이를 갚지 못하면 피해자를 협박해 일상을 무너뜨리는 사례를 윤 대통령이 접하고, 무관용 원칙을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기업과 서민들의 금융경제 상황에 대해 직접 발언한 건 금리 인상 등 금융경제 불안에 따른 체감경기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침체된 경제 상황으로 인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 역시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도 섞여 있다. 오는 27일 윤 대통령이 주재하는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국민들에게 생중계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제위기 극복과 민생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정책을 지속적으로 소상히 설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