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기성정치"···청년 정치학교로 '반전' 꿈꾸는 김성식 전 의원

입력
2022.10.2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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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학교 '반전' 설립..."경쟁·협력하는 미래 인재 양성"
김부겸, 김영춘, 권영진...진보·보수 아우르는 멘토 
일선 정치 복귀 가능성에는 "직접 개입할 일 없어"


"기성정치의 변화를 더 이상 기성 정치인들에게 기대할 수 없다."

대표적인 '합리적 중도파'로 꼽히는 김성식 전 무소속 의원이 기성정치에 일침을 날리며 그 해법으로 '청년정치 시대'의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기후위기, 기술혁명, 불평등 심화 등 '전환기적 발상'이 필요한 때지만 여야가 미래에 대한 논의는커녕 정쟁만 일삼고 있다"면서다. 산업화ㆍ민주화 세력으로 양분된 구시대적 담론에서 벗어나 새 의제로 무장한 청년세력이 새 정치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가 청년정치학교 '반전'을 시작한 이유다.

"청년 정치인 이용하는 기득권 책임 커"

김 전 의원은 20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스튜디오 반전'에서 가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식의 한국정치는 오래 가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기성 정치인이 만든 극단적 대립주의와 포퓰리즘은 또 다른 극단을 부를 뿐이라는 문제의식에서다. 그가 미래세대 리더십 양성을 위해 설립한 정치학교 '반전'은 '반성'과 '비전'을 결합한 조어다. 대결로 치닫는 기존 정치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새로운 가치를 담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

정치학교 '반전'은 기존 정치학교처럼 개별 정당에 새 피를 수혈하는 예비정치인 양성 기능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발탁된 엘리트' 위주의 청년 정치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청년 정치인을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식으로 이용만 하는 기득권의 책임이 크다"며 "가장 큰 목표는 산업화ㆍ민주화 세력을 넘어설 수 있는 거대한 정치적 흐름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양한 배경과 관심사를 가진 미래세대를 한데 모아 공론장과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하나의 작은 둥지"를 만든 이유다. 김 전 의원은 "경쟁과 협력이 조화를 이루는 미래정치를 위한 네트워킹의 노력"이라며 "그래야 (미래세대가) 이용당하고, 상처받고 조기 퇴장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파 초월해 '반전' 꿈꾸는 구성원들

김 전 의원이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각계각층의 '멘토'를 모은 것도 이 때문이다. 멘토단에서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권영진 전 대구시장,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경준ㆍ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장혜영 정의당 의원, 김세연ㆍ김해영ㆍ정태근ㆍ채이배 전 의원 등이 활동한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고문단에 포함됐다. 화려한 운영진과 자문단으로 인해 '반전'은 설립 전부터 여의도에서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들은 청년 세대가 선출직 공직자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직면하는 현실적 어려움에 대한 조언과 당부를 맡게 된다.

'반전'의 최종 목표는 '금배지'에 한정되지 않는다. 궁극적인 목표는 미래세대가 스스로 정치의제를 생산해 대전환기에 걸맞은 새로운 정치환경을 구축하는 데 있다. 김 전 의원은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이 되겠다는 의지보다 중요한 것은 공동체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내면적 고민"이라며 "같은 공간에서 토론하고, 다른 의견을 경청하면서 좋은 정치에 필요한 마음근육, 정신근육, 지식근육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인 가르침보다 스스로 리더십을 배양하고, 혁신적 시각을 에너지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를 갖춰 기성정치가 '소모품'으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정치 돌아갈 일 없다"

김 전 의원은 기존 정치에서 늘 '새로운 길'을 찾으려 시도했다. '여당 내 야당', '개혁소장파'는 늘 그의 이름 앞에 놓인 수식어였다. 지난 대선에서도 그는 여야에서 모두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았다. 그는 "정치 변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를 많이 한 사람이 바로 저"라며 "어느 한쪽에 몸담게 되면 결국 적대적으로 갈라진 정치 구성원이 되는 것이다. 저한텐 맞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본격화될 정계개편과 관련해서도 "일선 정치에 복귀하지 않는다. 정계개편 흐름에 대해 직접 개입할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세대를 정치 주역으로 '반전' 시킬 수 있도록 정치 의병처럼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순 기자
박준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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