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경기 안성의 한 물류창고 신축 공사현장에서 시멘트 타설 작업 중 바닥이 무너져 중국 교포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관을 사고 직후 현장에 파견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의 조사에 돌입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분쯤 경기 안성시 원곡면 외가천리 KY로지스 안성 저온물류창고 신축 공사현장에서 4층 바닥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바닥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타설 작업을 하던 작업자 5명이 6m 아래인 2층 바닥으로 추락했다. 함께 일하던 3명은 자력으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구급차 등 장비 21대와 소방관 등 56명을 동원해 부상자 등을 3개 병원으로 나눠 이송하고, 현장에 대한 안전조치를 했다.
추락한 작업자들은 콘크리트와 철근 등에 깔렸으며 이 중 40대 중국 교포 남성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35세 우즈베키스탄 국적 여성 T(35)씨, 이모(38)씨 등 2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씨는 자발순환회복(심폐소생술 및 약물 투입 등 외부 압력에 의한 회복)을 통해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지만 치료 중 숨졌다. T씨는 응급수술이 진행됐다. 나머지 부상자인 50대 남성 2명은 두부이상과 늑골 다발성 골절 등의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T씨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은 모두 중국 교포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는 콘크리트 타설을 위해 설치한 가로 10m, 세로 6m 크기의 데크가 콘크리트 무게를 이기지 못해 2층 바닥으로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4층 바닥공사는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사고가 난 곳은 아래층이 2층 차량 진출입로 양생이 늦어지면서 이날 처음 타설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 1층에서 작업하다 사고 후 현장을 목격한 한 근로자는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추락 직후 다른 직원들이 사상자 구조에 나섰다”며 “구조 당시 안전모를 쓰지 않았지만 추락하면서 벗겨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안성경찰서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현장 소장 등을 형사 입건할 방침이다. 또 작업절차 및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노동부도 산재수습본부를 구성해, 시공사인 SGC이테크건설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SGC이테크건설은 OCI 계열사로 상시 근로자 수가 200명이 넘는다. 또 근로감독관을 현장에 급파해 설계도서 등에 따른 시공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아울러 콘크리트 초기 양생 기준 준수 등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도 조사 중이다.
사고가 난 물류창고 건물은 지하 1층·지상 5층에 건축연면적 약 2만7,000㎡ 규모로, 지난해 8월 착공해 내년 1월 완공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