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인수를 마무리하면 트위터 전체 직원의 75%를 해고할 계획이라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 투자자 등에게 제출한 서류에서 현재 7,500명인 직원 규모를 2,000명 정도로 대거 줄이겠다고 밝혔다.
그간 업계에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 대규모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지난 6월 머스크는 트위터 직원들과의 회의에서 "인원과 비용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며 "최고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고용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WP는 "그동안 머스크가 인력 감축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감축 규모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머스크는 회사 규모를 줄이는 것이 트위터를 수익성 있게 만드는 첫 번째 단계로 생각한다"고 했다.
경영 악화로 이미 트위터 경영진도 인력 감축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WP에 따르면 경영진은 내년 말까지 회사 급여 지급액 중 8억 달러(약 1조1,460억 원)를 삭감할 계획이었다. 인력으로 환산하면 전체 직원의 4분의 1에 달한다. 트위터 접속을 관리하는 데이터 등 핵심 인프라 시설 직원도 해고 대상에 포함됐다. 트위터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1.2% 감소한 11억7,666만 달러(약 1조6,855억 원)에 그쳤다.
WP는 경영진이 적대적 인수합병임에도 회사를 머스크에 넘기려는 이유가 이런 트위터의 상황 때문일 수 있다고 짚었다. 머스크가 지불 예정인 440억 달러(약 63조740억 원)가 경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데다, 회사를 팔면 대량 해고 같은 고통스러운 일을 직접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대규모 인력 감축이 운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위터의 스팸 계정 현황을 조사했던 스타트업 서지AI의 에드윈 첸 CEO는 "그런 해고 영향은 수백만 명의 트위터 사용자가 즉시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트위터 사용자가 해킹당하거나 아동 포르느 등 문제적 콘텐츠에 노출될 위험을 키운다고 했다. 기업 경영 전문가 넬 미노우도 "머스크가 감원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다음에는 어떻게 할 거냐. 인공지능(AI)으로 (인력을) 대체할 건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트위터와 머스크는 오는 28일까지 인수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인수가 완료되지 않으면 트위터가 머스크의 합의 이행을 강제하기 위해 제기한 소송 관련 재판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