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금리의 기준인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의 발언이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0.09%포인트 오른 4.228%를 나타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6월 이후 가장 높다. 기준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미 국채 금리도 0.06%포인트 오른 4.619%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 상승세는 "연말 기준금리가 4%를 훨씬 넘을 것"이라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준 총재의 공개 발언 후 빨라졌다. 하커 총재는 뉴저지주에서 열린 지역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우리는 당분간 계속해서 금리를 올릴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하커 총재는 "물가상승률은 로켓처럼 치솟았다가 깃털처럼 (천천히) 내려온다"면서 현재 8%를 넘는 물가상승률이 연말 6%대로, 내년 말 4%대로 각각 내려가고 2024년 말에야 연준 목표치인 2% 근처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은 연준이 다음 달 1~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을 것이 유력하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12월에도 비슷한 폭으로 인상해 내년 초 금리가 5%에 달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3.00~3.25%다.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주(10월 9~15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보다 1만2,000건 줄어든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강력한 노동시장은 추가 금리 인상의 여지가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4,000건으로 3주 만에 최저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