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인이 여러 가지 노쇠에 노출돼 있으면 요양병원에 입원할 가능성은 물론 사망률도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윤환 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연구팀이 2008년도 노인실태조사를 토대로 65세 이상 9,171명의 데이터를 3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다.
연구에서 인지기능 문제는 경도인지장애, 정신 기능은 우울증, 사회 기능은 △낮은 사회경제적 수준 △독거 △사회적 지지 부재 △적은 사회활동으로 정의됐다.
연구 결과, 고령인 9,171명 중 30.6%만 건강했다. 20.1%는 신체적 노쇠를 겪고 있었으며 25.2%는 신체적 노쇠와 함께 한 가지 영역에서의 문제를 겪었다.
18.0%는 신체적 노쇠와 두 가지 영역 문제를, 6.1%는 모든 영역 문제를 겪었다. 절반가량(49.3%)은 두 가지 이상의 기능 영역에 문제가 있는 다중 노쇠 상태라고 볼 수 있었다.
연구팀이 그룹 간 시설 입소율과 사망률을 비교했더니, 신체적 노쇠만 겪는 고령인은 건강한 고령인보다 시설에 입소할 확률이 1.97배, 사망률이 1.14배 높았다.
신체적 노쇠와 함께 두 가지, 세 가지 기능 영역에 문제가 있는 고령인은 입소율이 각각 2.07배, 2.89배, 사망률은 1.81배, 1.91배 높았다.
신체적 노쇠와 인지·정신·사회기능 영역에서 모두 문제를 겪는 고령인은 건강한 고령인보다 시설 입소 위험이 3.48배, 사망 위험이 3.95배 높았다. 연구팀은 특히 인지장애와 우울증이 시설 입소 확률과 사망률을 큰 폭으로 높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화와 노쇠는 다르다. 주름처럼 나이 들어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변화가 노화라면 노쇠는 급격한 노화로 감염, 낙상, 수술 등 외부 스트레스에 대응하지 못하는 취약한 상태를 뜻한다. 장애, 요양시설 입소, 사망 등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의학적 증후군이다.
노쇠한 노인의 전형적인 특징에는 △근력이 약하고 △걷는 속도가 느리며 △신체활동 횟수가 적고 △활력이 저하되며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가 나타난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 중 8.3%가 노쇠하며, 49.3%가 노쇠 전 상태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윤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중 노쇠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고령인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신체 기능 저하뿐 아니라 인지ㆍ정신ㆍ사회 기능 저하에 경각심을 갖고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지역사회 고령인을 대상으로 노쇠의 다중적 평가를 통해 취약한 기능 상태에 따른 맞춤형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악액질, 근감소, 근육 저널(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에 최근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