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크라이슬러 그룹 모두를 위한 컴팩트 모델 – 크라이슬러 네온 모델 히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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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1 06:30

자동차 브랜드에게 있어 ‘대중적인 차량’ 혹은 ‘엔트리 차량’은 무척 절실하다.

브랜드의 판매 성장을 이끌 뿐 아니라 젊은 소비자들을 유입할 수 있는 중요한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큰 차량을 선호하고, 주력으로 내세운 미국의 브랜드들도 다채로운 엔트리 모델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크라이슬러의 차량으로 등장해 다채로운 브랜드로 판매된 엔트리 모델, ‘네온(Neon)’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

1994~1999 / 동그란 헤드라이트로 젊은 소비자를 마주한 초대 네온

네온에 대한 여담을 하자면 미국을 배경으로 한 여러 레이싱 게임 등의 ‘기본 차량’으로 제공된 닷지 네온으로 인해 닷지 브랜드의 차량으로 기억하는 이들도 상당히 많다. 물론 기본 차량인 만큼 ‘좋은 성능’은 아니었다.

더불어 네온은 1991년, 컨셉 모델 ‘네온’으로 먼저 공개되었는데 차량의 도어 방식이 독특할 뿐 기본적인 디자인 기조와 원형의 헤드라이트 등은 그대로 드러난다. 이러한 형태는 양산 모델과 무척 유사해 시선을 집중시킨다.

1993년 말부터 생산되어 1994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된 네온은 본래 ‘크라이슬러’ 브랜드의 차량이다. 네온은 브랜드의 엔트리 모델의 성향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파워트레인 및 패키지 구성에 있어서도 합리적인 모습이다.

실제 네온은 4,364mm에 불과한 짧은 전장은 물론이고 전폭이나 전고 역시 ‘컴팩트 모델’의 전형을 드러낸다. 여기에 컨셉 모델부터 계승된 원형의 헤드라이트와 귀여움이 돋보이는 차체 형태 등이 시선을 끈다.

보닛 아래에는 1.8L 가솔린 엔진과 2.0L 가솔린 엔진이 자리 잡았고 5단 수동 변속기 및 3단 자동 변속기가 전륜구동의 레이아웃과 조합을 이뤘다. 참고로 다채로운 트림에 맞춰 소소한 패키지의 차리를 제시했다.

4도어 세단 모델과 함께 2도어 쿠페 모델이 제공되어 당대의 일본 소형 차량들과의 직접적인 경쟁을 펼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다만 혼다 시빅, 토요타 코롤라 등과 같은 유수의 경쟁 모델로 인해 판매 실적이나 흥행은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

1995년부터는 크라이슬러 브랜드 외에도 플리머스 브랜드와 닷지 브랜드로 네온을 판매했고 일부 트림 및 패키지 구성의 차이를 더했다. 그래도 기본적인 디자인이 완전히 동일해 브랜드의 무성의함을 느낄 수 있었다.

2000-2005 // 소소한 개선, 그러나 아쉬운 경쟁력의 2세대 네온

초대 네온의 실적은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지만 크라이슬러는 엔트리 모델의 필요성을 꾸준히 느끼고 있었고, 이에 따라 2세대 모델을 개발하게 되었다. 2세대 네온은 초대 네온보다 조금 더 커진 체격과 개선된 패키지를 제시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했다.

4,430mm로 늘어난 전장을 앞세운 2세대 네온은 초대 네온의 디자인 기조, 즉 원형의 헤드라이트와 곡선의 차체를 고스란히 계승해 ‘네온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드러냈다. 대신 전체적인 마감과 연출을 조금 더 세련된 스타일로 다듬어 소비자의 만족감을 높인다.

고급스러움과는 다소 거리가 먼 차량인 만큼 실내 공간은 간결하고, 실용적인 구성을 갖췄다. 대신 시장의 요구에 따라 여러 기능 등을 더해 상품의 경쟁력을 높였다. 더불어 다채로운 에디션 및 패키지로 시장 경쟁력을 더하는 모습이다.

초대 네온과 같이 2세대 네온은 플리머스 브랜드로도 판매가 되었고, 닷지 브랜드의 차량으로도 판매가 되었다. 대신 닷지 브랜드로 출시될 때에는 프론트 엔드를 닷지 스타일로 다듬어 ‘최소한의 성의’를 제시했다.

파워트레인은 1.6L 엔진과 2.0L 엔진, 그리고 고성능 사양으로 마련된 2.4L 가솔린 터보 엔진 등이 마련되었다. 여기에 울트라 드라이브로 명명된 새로운 4단 변속기가 적용되어 3단 변속기의 한계를 극복했다.

크라이슬러는 네온의 판매 증진 및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위해 다채로운 에디션 및 패키지 사양을 공개했다. 특히 네온에는 모터스포츠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부여해 당대의 젊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세대 네온은 초대 네온에 비해 더욱 우수한 판매 실적을 올렸지만, 차량의 완성도 그리고 안전문제를 지적 받았다. 실제 네온은 당대의 ‘사고 시 운전자 사망 비율’이 가장 높은 차량으로 평가되어 지금까지도 위험한 차량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름만 기억되는 존재, 3세대 네온

크라이슬러는 2세대 네온을 단종한 이후로는 완전히 다른 차량으로 소형차 시장을 공략했고, 실제 닷지의 ‘다트’가 이러한 역할을 주도적으로 부여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멕시코 및 남미, 중동 시장 등을 위한 소형차의 필요성을 느꼈고 같은 FCA 그룹의 ‘피아트 티포(Fiat Tipo)’에 엠블럼만 바꾼 닷지의 소형차를 제안했고, ‘네온’을 거론했다. 그리고 나아가 그룹 내에서는 이 차량을 다트의 후속으로 미국 시장에 내놓으려 했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서 쉐보레 크루즈를 단종하고, 포드 포커스를 단종하는 등 ‘소형 세단’ 시장을 대폭 축소함에 따라 FCA 그룹 역시 소형 세단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그렇게 ‘네온’ 역시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지게 되었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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