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올해 3분기(7~9월) 어닝 쇼크급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제철소가 태풍 힌남노로 침수되고 경기 침체에 따른 철강 수요 감소가 영업 이익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1%나 떨어뜨린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홀딩스는 19일 3분기(연결기준) 영업이익이 9,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직전인 2분기보다 57.1%,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무려 71% 줄어든 규모다. 매출액(21조2,000억 원)도 2분기보다 7.9% 감소했다.
회사 측은 정확한 3분기 실적을 24일 열릴 기업 설명회에서 공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8월 28일 포항제철소를 강타한 힌남노 여파로 철강 부문에서 실적 악화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포항 냉천 범람으로 포항제철소가 생산을 중단했고, 이 때문에 생긴 영업 손실과 일회성 비용이 증가해 4,400억 원가량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힌남노 여파가 4분기에도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포항제철소 100% 정상화가 연말을 넘길 경우 매출 피해가 2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도 "올해까지 포항제철소 18개 공정 중 14개를 완전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세계적 경기 둔화에 따라 철강 수요 감소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다. 올해 5월 톤당 130만 원이었던 국내 열연강판 가격은 지난달 105만 원대로 내렸고,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철광석, 유연탄 등의 원재료 부담까지 높아져 실적 개선이 힘든 상황이다.
다만 포스코케미칼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으로 포스코의 침체를 일부 만회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증가한 500억 원대 영업 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역시 3,600억 원대 영업 이익을 바라볼 정도로, 그룹 내에서 성장의 주역 역할로 주목받고 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수요 증가로 양·음극재의 외형 확대 및 수익성 개선세가 뚜렷하다"며 "양극재 생산 능력까지 선제적으로 확대(올해 말 4만 톤→내년 말 13만 톤)해 놓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으로 인한 공급망 투자 이력이 부각돼 긍정적 실적 흐름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