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눈물 닦아 줘야" 74년 만에 여순사건 첫 정부 합동추념식

입력
2022.10.19 13:02
올해 1월부터 여순사건 특별법 시행
이상민 행안부장관 "유족과 진상규명에 속도 낼 것"


여수·순천 10·19사건(여순사건) 74주기 합동추념식이 19일 전남 광양에서 첫 정부 주최로 열렸다. 1948년 사건 발생 이후 74년 만에 지역별 유족회가 아닌 정부 주도로 진행됐다.

'74년 눈물, 우리가 닦아 주어야 합니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광양시민광장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이상민 행전안전부 장관의 헌화와 분향, 추모사에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의 영상 메시지가 전달됐다. 이 장관은 "유족과 함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과거사를 해결하고 자유대한민국의 아픈 현대사를 치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규종 여순항쟁 전국유족회 상임대표는 "여순사건은 해방된 조국의 온전한 나라를 열망하던 우리 부모 세대들의 피맺힌 아픔이 만들어 낸 대한민국 현대사의 변곡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여수 이순신장광에서는 오후 3시부터 1분간 묵념사이렌이 울린다. '동백꽃 진 자리 새순 돋으니' 라는 주제로 희생자의 넋을 애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이날부터 이틀간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 대극장에서 '1948년 침묵' 이라는 창작 오페라 공연이, 20, 21일에는 순천 여순항쟁탑과 구례 현충공원에서 유족회 주관으로 위령제가 각각 열린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여수에 주둔했던 국방경비대 제14연대 일부 부대원이 제주 4ㆍ3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하면서 발생했다. 1955년 4월 1일까지 여수와 순천을 비롯해 전라남·북도와 경남도 일부 지역에서 무력 충돌 및 혼란이 발생했고, 진압 과정에서 다수의 민간인이 희생당했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는 당시 최소 1만1,000여 명의 민간인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여순사건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 올해 1월 21일 시행됐고, 추념식도 정부 주관 행사로 격상됐다.

광양=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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