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강원 동해안을 90분대에 연결하는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이 본격화하며 강원지역 경제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종착역인 속초지역 관광객 유입은 물론, 그 동안 철도망이 없었던 화천군과 양구·인제군도 '교통혁명'에 따른 효과를 기다리고 있다.
동서고속철도는 기존 경춘선 노선에 춘천~속초 구간을 더해 횡단축을 완성하는 사업이다. 2027년까지 2조 4,377억 원을 들이는 이 사업(93.7㎞)은 모두 8개 공구로 나눠 추진한다. 5년 뒤 고속열차는 서울 용산에서 속초역을 96분에 주파한다. 정부는 생산 유발효과 2조 3,498억원과 부가가치 유발효과 1조616억 원, 일자리 4만 8,890명 등 직간접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강원도는 동서고속철도 노선이 지나는 춘천과 화천, 양구, 인제, 백담, 속초 등 6곳의 역세권 개발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관광객 유치와 각종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거점을 만든다는 게 강원도의 구상이다.
춘천역세권 사업의 경우 동서고속철도는 물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의 춘천 연장까지 염두에 뒀다. 역세권이란 장점을 활용한 주거단지와 상업, 연구시설을 결합한 밀도 있는 개발을 계획 중이다. 무엇보다 이 사업은 '역세권의 개발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국내 첫 공공주도 개발로 전국 지자체와 업계의 관심이 높다.
종착역인 속초역은 국토교통부의 거점육성형(역세권) 투자선도지구 공모사업을 통한 공공개발을 검토 중이다. 리조트형 컨벤션시설 등 갖가지 아이템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진다.
화천군 간동면에 들어서는 화천역은 배후에 힐링타운을 조성하는 사업이 올해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업에 선정됐다. 영서 내륙에 자리한 화천, 양구, 인제, 백담역세권도 기대에 부풀어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춘천~속초 동서고속철도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사업인 만큼, 활발한 마케팅과 정부 지원이 이뤄져야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업계도 고속철도에 주목하고 있다.
강원도의 '실질 지역내 총생산'(GRDP)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이다. 수질보존 등 수도권을 염두에 둔 환경문제로 대형 공장 등을 유치하기 어려운 탓에 상대적으로 건설업 비중이 높다.
강원도가 동서고속철도를 비롯해 강릉에서 최북단 고성 제진을 잇는 동해북부선, 여주~원주 구간 등 앞으로 이어질 대형공사에 지역업체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대책을 서두르는 이유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지난 18일 속초에서 진행된 동서고속철도 착공식에서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에게 지역업체가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는 앞서 최근 국가철도공단을 방문, 지역업체가 포함되지 않는 경우 적용하는 10% 감점 규정 유지 등을 요구했다. 컨소시엄을 구성한 대형 건설업체에도 지역 내 장비와 인력, 자재 사용을 늘려 줄 것을 호소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될 예정인 지역 참여업체 미포함 시 감점 조항이 반드시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등 보다 많은 지역 업체가 국책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