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가 패션에 손을 내밀었다. 국내 타이어 업계가 패션 브랜드와 손잡고 의류, 신발 등을 선보이고 있다. 어둡고, 무거운 이미지를 벗고, 밝고 톡톡 튀는 정체성을 얻기 위한 색다른 행보다. 특히 버려진 고무를 재활용한 제품을 선보이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라는 일석이조 효과도 노리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18일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전문 계열사인 '한섬'과 손잡고 만든 의류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한국타이어는 한섬의 캐주얼 의류 브랜드 '시스템', '시스템 옴므'와 함께 만든 옷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겨냥했다. 한섬은 소재, 디자인, 심벌 등에 타이어 패턴, 테스트 트랙 등 한국타이어만의 독특한 브랜드 요소를 담았다. 특히 로고에는 내년부터 한국타이어가 공식 후원하는 전기차 경주 대회 '포뮬러 E'와 한국타이어 전기차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의 색을 입혔다.
특히 화보 촬영은 최근 충남 태안군에 문을 연 아시아 최대 규모 타이어 테스트 트랙인 '한국테크노링'을 배경으로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상품 구입은 한섬 공식 온라인몰 '더한섬 닷컴'과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등에서 가능하다. 한국타이어는 24일까지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바이크 카페 RSG에서 팝업스토어도 연다.
넥센타이어는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한 신발을 선보인다.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아이더'와 함께 접지력을 강화한 트레킹화 4종(살레 하이브 TT, 라이트 하이크 TT, 노마드 라이트 TT, 퀸텀 네오 레더 TT)을 이날 출시했다. 아이더가 타이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무 잡동사니를 활용해 트레킹화 밑창(아웃솔)을 제작한 것이다.
아이더 신제품에 넥센타이어가 타이어를 만들 때 쓰는 소재를 그대로 적용했다. 아이더 측은 "타이어 소재 적용으로 잘 미끄러지지 않고 마모가 덜 돼 내구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협업 아이디어는 넥센타이어 사내 제안제도인 'N’dea'의 최우수 수상작으로, 고무 부산물을 업사이클링(재사용)해 ESG 경영 관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고 두 회사 관계자들의 입을 모았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이번 색다른 시도를 두고 "잠재적 고객이라 할 수 있는 MZ를 겨냥한 것"이라며 "패션 브랜드와 함께 손잡아 젊고 밝은 이미지를 만들면 젊은 세대가 타이어를 좀 더 친근하게 여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요즘 젊은 층에서도 등산 등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트렌드도 반영했다"며 "고객과 소통에서 접점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동차 업체들도 패션 브랜드와 공동 작업을 활발히 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글로벌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와 손잡고 '2022 FW 시즌 메르세데스 벤츠 골프 컬렉션'을 내놓았다.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 출시 당시, 운동복 브랜드 '휠라'와 티셔츠, 모자 등의 상품을 선보였다. 기아는 올해 초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와 함께 빗길과 눈길에서의 안정성을 강화한 운동화를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