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느끼는 배달비 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는데, 정작 배달 라이더가 받는 기본 배달비는 줄어들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배달 라이더들은 쿠팡이츠가 알 수 없는 알고리즘과 기준으로 요금을 책정해 소비자와 배달원 모두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며 이에 항의하기 위한 파업에 나섰다.
18일 라이더유니온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는 서울 강남구 쿠팡이츠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경고 파업'에 나섰다. 집회에는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기본 배달료 인상을 요구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사측이 노조 요구안에 답변이 없고, 지난달 30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도 거부했다"며 "이번 파업에 이어 27일엔 쿠팡 관련 두 개 노조(물류센터, 택배)와 함께 2차 파업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지적하는 부분은 기본 배달료와 거리별 할증 기준이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3월 기본 배달료를 3,100원에서 2,500원으로 내렸다. 쿠팡이츠 서비스 초기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며, 배민1(3,000원)이나 요기요익스프레스(3,000원), 지역 배달대행사(통상 3,500원)와 비교해도 훨씬 낮은 금액이다. 쿠팡이츠는 당시 "배달 수요가 없을 때 최저 배달료를 낮추는 대신 거리할증을 높여 배달라이더에게 최대 2만6,000원의 배달료가 지급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피크시간대에도 기본배달료가 2,700원 수준으로 낮다는 데 있다. 위대한 라이더유니온 쿠팡이츠협회장은 "단건배달을 고집하는 쿠팡이츠는 다른 플랫폼보다 시간당 일감이 적기 때문에 단가가 낮으면 손해가 크다"며 "소비자와 가게 업주가 부담하는 배달비 중 절반 이상을 쿠팡이츠가 가져가면서 결국 모두가 피해를 보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쿠팡이츠가 장점으로 내세우는 거리 할증 시스템도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노조에 따르면, 같은 날 한 라이더는 6.4㎞ 떨어진 곳과 7.7㎞ 떨어진 곳 모두 같은 할증금액을 받고 배달을 했는데, 또 다른 배달에선 2.6㎞를 갈 때보다 3.4㎞를 갈 때 거의 2배에 달하는 할증료를 받았다. 노조 측은 "배달료를 결정하는 쿠팡이츠 알고리즘의 기준을 누구도 알 수가 없다는 게 문제"라며 "불투명한 배달료 체계로 라이더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쿠팡이츠에 △기본 배달료 4,000원으로 인상 △거리별 할증 기준 마련 △일정 기준을 채운 라이더에게 명절 상여금 각 15만 원 및 보험료 지원 △상설협의기구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위 협회장은 "기본료를 낮추고 위험한 날씨일 때 프로모션을 높이는 방식은 라이더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탈하는 라이더가 늘어나면서 쿠팡이츠 점유율이 떨어지는 등 이 방법은 실패했다는 게 증명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