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휴전하면 첫 단계서 인질 34명 석방" 제안… 협상 물꼬 트나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전쟁 휴전 성사 시 2023년 10월 이스라엘 본토 기습 때 붙잡아 간 인질 중 34명을 한꺼번에 석방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마스가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협상 막판에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던 휴전 논의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익명의 한 하마스 관계자는 이날 "이스라엘이 제시한 (석방 대상) 인질 34명의 명단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AFP통신도 협상이 타결될 경우 총 3단계로 구성된 휴전 절차의 첫 단계에서 인질 34명을 석방하겠다는 하마스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다. 이는 최근 교착 상태에 빠졌던 휴전 협상의 재개 신호로 보인다. 지난해 말 이스라엘·하마스는 '인질 석방 및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문제를 두고 또다시 충돌했고,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측은 휴전 1단계에서 하마스가 인질 34명을 동시에 풀어 줘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하마스는 이를 거부하며 '인질 22명과 사망자 시신 12구를 송환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날 하마스의 '인질 34명 석방' 방침은 이스라엘 요구를 수용한 것이어서, 양측이 다시 테이블에 앉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특히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문제는 언제든 협상 판 자체를 깰 수 있는 위험 요소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떠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스라엘은 자국군 일부가 가자에 남아 치안 업무를 맡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