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로 신상정보 등록처분을 받는 범죄자는 매년 3,000명 안팎인데, 국내에서 연간 '성선호장애'로 진료받은 인원은 400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성년자 연쇄 성폭행범 김근식 출소를 앞두고 우려가 큰 소아성애증 진료는 20명 내외에 불과했다. 범죄자 규모와 비교했을 때 1%에도 미치지 못한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2017∼2021년 성선호장애 유형별 진료인원 현황'에 따르면, 2020년 전국 의료기관의 성선호장애 진료 인원은 총 429명이었다.
상세불명의 성선호장애가 139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관음증(112명), 노출증(87명), 기타 성선호(35명), 소아성애증(25명) 순이었다. 소아성애증은 6개월 이상 13세 이하의 소아에게 지속적으로 성적 욕구를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해 아동청소년 성범죄로 인한 신상정보 등록자가 2,607명인 것을 감안하면 소아성애증 진료 인원은 범죄자 수의 0.96%에 해당한다.
소아성애증으로 진료를 받는 인원은 2017년 10명, 2018년 21명, 2019년 22명, 지난해 19명 등 매년 20명 정도에 그쳤다. 올해 들어서는 7월까지 14명이다. 연령대는 20대(3명)와 30대(4명), 40대(3명)부터 60대(3명)와 70대(1명)까지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중반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해 15년을 복역한 김근식에 대해서도 소아성애증을 강하게 의심한다. 김근식이 출소 뒤 경기 의정부시의 갱생시설에 머물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에서 반발했는데 김근식은 출소 직전 또 다른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로 재구속된 상태다.
범죄에 이르지 않았거나 관련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신상정보 등록 처분을 받지 않은 범죄자가 더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아성애증 치료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신현영 의원은 소아성애증이 '성선호장애'로 분류되는 만큼 정신건강 관리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성선호장애는 치료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부족해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병원을 찾기 어렵다"며 "환자가 통계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이고 방치할 경우 범죄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