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나온 전주환, 방청석 안 돌아본 채 혐의 인정

입력
2022.10.1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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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무원 스토킹 살해 전주환... "공소사실 인정"
재판은 공개... "사생활 보도 등 이어지면 조처"

여성 역무원을 스토킹하고 지하철역에서 살해한 전주환(31)이 법정에서 범죄 혐의를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부장 박정길 박정제 박사랑)는 1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과 주거침입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주환에 대한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전주환은 지난달 14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여성 역무원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주환은 여성 역무원이 자신을 스토킹처벌법 위반과 불법 촬영 혐의 등으로 고소해 검찰이 징역 9년을 구형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달 29일 검찰 구형대로 전주환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전주환 측은 이날 재판에서 역무원 살해 관련 공소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양형 관련 자료 제출 의사를 밝혀, 검찰과 형량을 놓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전주환은 공판준비기일 전까지 반성문을 세 차례 제출했다.

전주환 재판은 공개로 진행된다. 검찰과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은 법원에 "2차 가해 발생이 우려된다"며 비공개 진행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공개재판 원칙에 비춰보면 비공개 사유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만 "피해자 사생활과 관계에 관한 질문과 변론이 이어지면 이를 제재하거나 추가 조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18분간 이어진 재판에서 전주환은 단 한 번도 방청석을 돌아보지 않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

이날 재판 시작 전 법원 앞에선 피해자를 추모하는 침묵 시위가 있었다. 홍희진 청년진보당 대표는 "피해자 생명과 안전을 국가가 보장할 수 있는 법과 정책이 당장 필요하다"며 "어떤 여성도 스토킹 범죄에서 안전을 위협받지 않도록 사법부의 엄중한 처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박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