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키이우에 '자폭 드론' 공격... 임신부까지 사망

입력
2022.10.17 23:46
17일에만 임신부 등 민간인 6명 사망
우크라 "러, 모든 국제기구서 퇴출시켜야"
EU, 우크라 지원 의지 다져… 군사훈련 실시

우크라이나 심장부인 수도 키이우가 러시아의 미사일 폭격에 이어 자폭 드론 공격을 받았다. 출근길 민간인과 발전소 등 에너지 기반 시설을 향한 무차별 공격에 임신부 등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모든 국제기구에서 퇴출하라고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러시아의 공습으로 민간인 6명 사망

1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5분쯤 러시아의 자폭 드론으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키이우에서 3명이 숨지는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6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사망자 중 2명은 임신 6개월의 임신부 등 젊은 부부"라며 "여기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테러"라고 러시아를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동북부 수미주에도 이날 오전 5시 20분쯤 러시아군이 로켓 공격을 가해 3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수미주와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의 에너지 시설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 수백 개 마을이 정전됐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10일에도 키이우를 비롯한 12개 주요 도시의 전력·수도 인프라를 겨냥해 무차별 공습하면서 민간인 피해가 잇따랐다. 지난 8일 크림대교 폭발 사고에 대한 보복이었다.



우크라 "러, 모든 국제기구서 퇴출해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모든 국제기구에서 퇴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민간인을 위협하고자 중요 기반시설을 공격하고, 전선을 시체로 뒤덮도록 총동원령을 내린 이들이 주요 20개국(G20) 정상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선 안 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드론을 수출한 것으로 알려진 이란을 향해서도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살해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다만 이란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어디에도 무기를 보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EU, 내달부터 우크라군 훈련 실시… 7,000억 추가 지원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의지를 재확인했다. 유럽연합(EU)은 다음달부터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군사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EU 외교이사회는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27개 회원국 외교장관 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지원 방안을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서방 일부 국가가 개별적으로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훈련을 일부 추진한 적은 있지만 EU 차원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기로 한 건 처음이다. 훈련 장소는 우크라이나 인근 폴란드나 독일 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EU 외교장관들은 우크라이나의 무기 구매 지원 자금 등을 위해 5억유로(약 7,000억 원) 규모의 재정 지원도 결정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EU 차원의 지원 규모는 31억유로(약 4조3,000억 원)로 늘어나게 된다.


권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