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50시간 지났는데…"13개 서비스 중 절반 이상 정상화 안 됐다"

입력
2022.10.17 17:15
카카오, 17일 오후 5시 기준 6개 서비스 복구
불이 난 데이터센터 기능은 95% 정상화
IDC·카카오 복구 늦어지며 소비자 불편 계속


사상 초유의 서비스 중단 사태를 겪은 카카오가 사건 발생 이틀이 지나도록 서비스 정상화에 애를 먹고 있다. 주요 서비스 13개의 복구가 지연되는 것은 물론 정확한 서비스 정상화 시점조차 예측이 어려워 한국을 대표하는 플랫폼 기업의 부실한 위기 대응력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종호 장관 주재로 '방송통신재난대책본부' 3차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카카오 등 서비스 장애 및 복구 현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했던 SK C&C 판교 데이터센터(IDC)의 경우 95% 기능 복구가 이뤄졌다. 15일 오후 3시 33분쯤 화재가 발생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완전한 복구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복구를 마칠 시간조차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IDC 복구가 늦어지면서 카카오 서비스도 정상 가동이 미뤄지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카카오는 13개 주요 서비스 중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카카오웹툰, 카카오TV, 지그재그, 멜론 등 6개 서비스만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 오후에는 카카오 인증서, 전자증명서 등 카카오 지갑 일부 기능도 작동이 되지만, 100% 정상화는 아니다. 카카오톡 등 7개 서비스는 아직 복구 중이다. 이처럼 카카오 서비스 복구가 지연되자 카카오가 현행법상 의무 사항인 망 이원화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고 대규모 서버를 IDC 한 곳에 몰아서 보관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SK C&C 판교 IDC에 3만2,000여 개 데이터 서버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불편도 계속되고 있다. 사태가 마무리되면 소비자 피해 배상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카카오가 배상해야 할 액수는 늘어날 전망이다. 또 IDC와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 요구도 커지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관련 전문가와 함께 부가통신서비스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같은 IDC를 이용하는 네이버의 경우 주요 4개 서비스 중 포털 검색 기능을 제외한 3개 서비스(쇼핑, 시리즈온, 파파고)가 완전히 복구됐다. 포털 검색 기능도 일상 이용에는 큰 지장이 없다는 설명이다.

송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