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도 2년 만에 미분양 관리지역... 서울은 계약 포기 급증

입력
2022.10.1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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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성·양주시, 미분양 관리지역
수도권 미분양 2년 8개월 만에 최대
서울은 청약 계약 포기 잇따라

아파트 미분양 공포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빠르게 북상하고 있다. 수도권 일부 지역은 2년 만에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됐고, '청약 무풍지대'로 통했던 서울은 계약 포기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경기 이어 인천서도 미분양 관리지역 나오나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경기 안성시와 양주시 2곳을 다음 달 30일까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HUG는 매달 미분양 증가 추이 등을 따져 미분양 관리지역을 발표한다. 해당 지역의 분양보증 심사를 강화해 신규 분양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이다. 분양업자는 이미 땅을 샀어도 HUG의 분양보증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분양에 나설 수 없다.

양주시는 연초 100가구 안팎이던 미분양이 8월 914가구로 9배 가까이 급증한 게 원인이다. 안성시는 올 2월 1,068가구에 이르는 미분양이 한 번에 쏟아진 뒤 미분양 감소율이 미미하다. 이들 지역은 지난달 부동산 규제지역(조정대상)에서 해제됐는데도 극심한 거래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미분양 관리지역은 전국 15곳(지방 13곳)이다. 수도권에서 나온 건 2년 만에 처음이다. 안성시는 2020년 10월, 양주시는 지난해 2월 해제됐다가 다시 지정됐다. 수도권에서도 청약시장 침체가 본격화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본보 3일 자 참조). 수도권 일부 지역의 문제로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수도권 미분양은 5,012가구(8월 기준)로 2019년 12월(6,202가구)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다다랐다. 올해 1분기 100%였던 수도권 초기분양률(HUG 집계)은 2분기 96.9%로 내려갔고, 곧 나올 3분기(7~9월) 통계에선 큰 폭의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이런 추세면 수도권에서 추가로 미분양 관리지역이 잇따를 가능성도 크다. 인천은 8월 미분양이 1,222가구로 한 달 전(544가구)보다 배 이상(678가구) 늘었는데, 9월 역시 1,541가구로 증가세가 뚜렷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올해 1~8월 인천에서 인허가 된 주택물량은 1,851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급증했다. 서울·경기는 같은 기간 각각 38%와 16% 줄었다. 인천은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 조건에 거의 부합한다.

서울에서도 청약 포기 잇따라

전국에서 청약 열기가 가장 뜨거운 서울에서는 아파트 계약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아파트 청약을 받은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는 전 타입이 순위 내 마감했지만, 정작 계약 포기가 속출하면서 전체(162가구)의 42%인 69가구에 대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앞서 입주자를 모집한 천왕역 모아엘가 아파트(구로구 오류동)도 일반 분양한 140가구 중 계약 체결은 11가구에 그쳤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기존 주택가격은 내리는데 신규 분양가는 오르는 추세라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도 가격 메리트(장점)가 없어 수도권 청약시장 역시 고전이 예상된다"며 "수도권의 체감 주택 경기는 더 나빠질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