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겜’보단 못해도... 뇌와 심장 자극하는 권력투쟁

입력
2022.10.15 10:30
19면
웨이브 '하우스 오브 드래곤' 시즌1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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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바로 보기 | 10부작 | 15세 이상

2011년 첫 방송된 후 2019년 시즌8으로 막을 내리며 21세기 신화가 됐다. 시즌8 최종회 실시간 시청자만 1,361만 명이었다. 매회마다 수백만 명이 동시에 시청했다. 피터 딘클리지, 에밀리아 클라크, 키트 해링턴, 니콜라이 코스터 왈도 등 출연배우 대부분이 더 빛나는 별이 됐다. ‘왕좌의 게임’ 피날레의 여운이 아직 남아 있는 시기, 프리퀄에 해당하는 ‘하우스 오브 드래곤’ 시즌1이 지난 8월 첫선을 보였다.

①‘왕겜’ 200년 전 웨스테로스에선…

‘왕좌의 게임’보다 200년 전 가상의 대륙 웨스테로스가 시공간 배경이다. 대륙은 7개 왕조가 분할 통치한다. 7왕조를 모두 아우르는 타르가르옌 가문이 왕위를 이어간다. ‘왕좌의 게임’에서 ‘용의 어머니’로 불렸던 대너리스(에밀리아 클라크)의 선조로 용을 유일하게 다스릴 수 있는 가문이다.

타르가르옌 가문은 왕위 계승 과정에서 갈등의 씨앗이 뿌려진다. 공주 라에니스(이브 베스트)가 계승 서열 1위였으나 유력 가문들이 여자라고 반대하면서 비세리스(패트릭 컨시딘)가 왕좌에 오른다. 비세리스는 독녀 라에니라(마일리 얼콕ㆍ엠마 다시)를 후계자로 일찌감치 정하나 변수가 생긴다. 왕이 유력 가문 하이타워의 알리센트(에밀리 케리ㆍ올리비아 쿡)와 재혼하면서 아들들이 태어난다.

②타르가르옌 가문에 집중된 이야기

이야기는 주로 왕위를 둘러싼 타르가르옌 가문 내부 권력 투쟁에 집중한다. 용이 하늘을 날고 불을 품으며 스펙터클을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주로 궁중 안 이합집산과 대립, 갈등이 화면을 주로 채운다. 야심가인 비세리스의 동생 다에몬(맷 스미스)의 계략, 알리센트 아들들의 야망과 욕망이 뒤섞이고 각 가문별 권력욕이 끼어든다.

등장인물들은 종종 결혼을 창이나 방패로 삼는다. 혼사로 유력 가문의 무력이나 재력을 끌어들여 권력을 탐한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왕위를 잇지 못할 수도 있는 라에니라 역시 권모술수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가 한 남자와 비밀스러운 사랑에 빠지면서 인물들 사이 대립은 복잡다단하게 전개된다.

③이야기 스케일, 인물 다양성은 떨어져

시청자들은 ‘왕좌의 게임’에선 다종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세상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악인처럼 보이는 인물이라도 알고 보면 사연이 있었고, 선한 인물이라도 극한의 상황에선 악당 못지않게 잔인했다. 시청자가 어느 인물이든 골라 자신을 투영하는 재미가 만만치 않았다. 요컨대 ‘왕좌의 게임’은 감정 몰입도가 강했던 드라마다.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등장인물이 제한돼 있고, 공간마저 한정돼 있다. 볼거리가 아직 많지 않기도 하다.

그렇다고 낙제점은 절대 아니다. 음모들이 넘쳐 나는 궁중 암투는 언제나 뇌를 자극한다. 가끔 등장하는 결투나 전투 장면이 심장을 두드리기도 한다. ‘왕좌의 게임’과 비교하지 않는다면 보는 재미가 만만치 않다.

뷰+포인트
‘왕좌의 게임’(원작은 ‘얼음과 불의 노래’)처럼 미국 작가 조지 R. R. 마틴의 판타지 소설 ‘불과 피’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시즌2 제작에 이미 착수했다. 마틴은 시즌5가 만들어져야 원작의 묘미를 제대로 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즌1 제작비는 2억 달러 가까이 된다. ‘왕좌의 게임’처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못지 않은 규모다. 10부작 중 8부가 공개(한국 기준 11일)됐다. 24일 최종회를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에선 뒤로 갈수록 시청자들 반응이 좋아졌다. 궁중 갈등이 본격화 되는 6회부터 손에 땀이 밴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86%, 시청자 83% ***한국일보 권장지수: ★★★★(★ 5개 만점, ☆ 반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