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성(性) 접대 의혹을 받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무고’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사실상 성 접대 실체를 인정한 것이어서 검찰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ㆍ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후 성 접대 의혹 제기가 허위라며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를 고소한 이 전 대표를 검찰에 송치했다. 다만 의혹 제기 때 김철근 전 당대표 정무실장을 시켜 성접대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불송치했다.
가세연은 지난해 12월 이 전 대표가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로부터 2013년 두 차례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무고죄는 타인이 형사처벌을 받게 하기 위해 허위 사실을 신고했을 때 성립하는 범죄인데, 김 대표 법률대리인 강신업 변호사는 “성 접대를 받았음에도 가세연을 고소했다”며 올해 8월 이 전 대표를 고발했다.
결과적으로 경찰의 무고 혐의 송치 방침은 성 접대 실체를 일부 인정한 것이다. 성 접대 여부가 무고 혐의 성립의 전제가 되기 때문이다. 성 접대가 실제 있었던 만큼 이 전 대표의 고소는 무고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앞서 서울청 관계자도 “(성 접대 여부는) 이번 수사의 전제된 사실이므로 수사 결과에 따라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 전 대표가 지난해 말 김 전 실장을 제보자 장모씨에게 보내 성 접대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증거인멸교사’ 혐의는 법리 적용이 쉽지 않다고 판단해 불송치하기로 했다. 당시 김 전 실장은 ‘성 접대가 없었다’는 취지의 사실 확인서를 받아 경찰에 제출했는데, 대법원 판례엔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해 수사기관에서 허위 진술하도록 교사하는 정도의 행위로는 증거를 위조하고 교사한 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고 돼있다.
다만 경찰이 무리하게 송치를 강행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성 접대 의혹의 핵심은 이 전 대표가 성 관계를 했느냐인데, 경찰은 아직 확실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다. 때문에 경찰은 입증 가능한 이 전 대표와 김 대표의 술자리 사실을 토대로 송치 논리를 짠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경찰 관계자는 “무고는 입증이 까다로운 혐의”라며 “기소되더라도 재판에서 인정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 대표는 경찰의 기소의견 판단을 강하게 성토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송치 혐의에 대해 부인한다. (경찰은) 제3자의 진술만을 듣고 이 사건을 송치했다”며 “이런 삼인성호식의 결론을 바탕으로 검찰이 기소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며, 만약 기소하더라도 법원에서 철저하게 진실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