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자리 타세요"... 시민 오토바이로 보이스피싱 인출책 붙잡은 경찰관

입력
2022.10.14 00:10
동대문서 보이스피싱 현금 뽑던 외국인
신원확인 요청에 경찰 밀치고 도주 감행
시민 오토바이 올라타 1㎞ 추격 끝 검거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현금 인출책을 쫓던 경찰관이 시민 오토바이를 빌려 타는 기지를 발휘해 범인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13일 “6일 오후 7시쯤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인근 상가 현금지급기(ATM)에서 보이스피싱 현금 인출책인 라이베리아 국적 40대 A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외국인이 현금을 다량 인출하고 있어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광희지구대 소속 경찰관은 A씨에게 신원 확인을 요구했다. 그러나 A씨는 경찰관을 밀쳐낸 뒤 ATM에서 빼낸 현금 1,000만 원 가량이 담긴 가방을 들고 도주하기 시작했다.

경찰관은 범인의 키가 190㎝에 달하는 거구에다 빠른 속도로 도망친 탓에 추적에 애를 먹었다. 순간 오토바이를 타고 인근을 지나던 B씨가 그의 눈에 띄었고, 곧장 도움을 요청했다. B씨는 흔쾌히 뒷좌석을 내줬다. 도심 추격전은 사건 현장에서 1㎞ 떨어진 곳에서 A씨를 검거하며 막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완강하게 저항하는 범인을 제압하는 데도 B씨가 도움을 줘 상훈 수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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