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해 우리 군이 쏜 에이태큼스(ATACMS) 전술지대지미사일 2발 중 1발이 비행 중 추적 신호가 끊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현무-2C 탄도미사일 낙탄 사고 1시간 50분 뒤에 발사한 미사일로 우리 군의 대북 대응 및 타격 능력에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0시 50분쯤 강원 강릉 소재 공군 비행장에서 시행한 한미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에서 한미는 에이태큼스를 각 2발씩 총 4발 발사했다. 하지만 이때 한국이 발사한 2발 중 1발이 동해상 가상의 표적을 향해서 비행하다가 소실돼 군은 이 미사일이 가상 표적에 명중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나머지 1발과 주한미군의 에이태큼스 2발은 표적에 명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발사 당시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에이태큼스를 동해상으로 발사해 가상표적을 정밀타격하고, 추가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연합전력의 대응능력을 현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낙탄 사고 후에 우리 군이 강행한 에이태큼스 원전 타격훈련은 실제로는 절반의 성공만 거둔 셈이었다. 군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미사일 신호가 끊기기 전까지 정해진 궤도로 비행하고 있었고, 이 사격이 시험발사가 아닌 대응사격의 성격이었던 만큼 표적 명중 여부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합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에이태큼스) 1발이 추적 장비에서 사라진 부분에 대해서는 사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에이태큼스 신호 소실 원인에 대해 "관성항법시스템과 위성항법시스템(GPS)으로부터 얻어지는 미사일의 위치, 속도 및 방향 등 데이터를 전달해주는 전송기에 오작동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오작동 원인을 조사할 권한이 우리 측에 없느냐'는 질의에 대해 박종승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은 "에이태큼스는 미제이고 밀봉돼 있어서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우리 군의 대응사격 도중에 잇따라 문제가 발생하면서 유사시에 북한 도발에 대응할 대비 태세가 충분한지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에이태큼스 미사일 신호 소실 직전인 4일 오후 11시쯤에는 같은 장소에서 발사한 우리 군 현무-2C 미사일이 발사 후 예정 표적인 동해상이 아닌 후방 1km 비행장 내 골프장에 떨어졌다. 당시 한미 연합은 현무-2C 1발과 에이태큼스 각 2발씩 총 5발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군이 발사한 3발 중 2발에서 문제가 생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