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해 천연가스를 공동구매하기로 합의했다. 가스 가격 상한제 도입은 합의에 이르지 못해 추가 논의를 이어간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에너지장관 회의에서 내년 여름부터 가스 공공구매를 개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EU 순회 의장국을 맡은 체코 요제프 시켈라 산업장관은 “우리는 EU 전체의 구매력을 활용한 공동가스구매를 서두르고자 한다”면서 “이를 통해 올 겨울보다 더욱 위태로울 다음 겨울에는 공급안정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에너지장관들이 EU 집행위원회에 가스 공동구매에 속도를 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에너지장관들은 현재 가스 가격 기준을 대체할 새로운 표준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표준은 러시아산 가스 가격의 영향을 많이 받는 네덜란드 TTF 가스 선물인데, 가스관을 통한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줄이고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늘리는 상황을 고려해 새로운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다.
하지만 다음주 공개될 에너지 위기 대응책에 가스 가격 상한제를 포함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EU 회원국 다수가 가스 가격 상한제 도입을 지지하지만 구체적인 방식을 두고 의견이 갈리는 탓이다. 모든 가스에 가격 상한제를 적용할지, 혹은 전력 생산용 가스에만 도입할지 등이 논의되고 있다.
독일과 네덜란드는 가스 가격 상한제가 폭넓게 적용될 경우 유럽이 가스를 충분히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우려했다.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이날 회의에 참석한 노르웨이는 가스 가격 상한제에 반대했다. 노르웨이는 러시아를 대체할가스 생산·공급국으로 주목받고 있다.
카드리 심슨 EU 에너지 정책 담당 집행위원은 “전력 생산을 위한 가스 가격 상한제를 어떻게 계속 추진할지 주말에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