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발트해를 통해 독일로 연결되는 노르트스트림-1·2의 최근 누출 사고 후에도 손상되지 않은 관을 통해 유럽에 가스 공급을 재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택권은 유럽에 있다며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제재 해제를 압박한 것이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에너지 주간 포럼에서 유럽에 가스 공급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 문제가 된 공급관 가운데 1개는 가스 공급을 위한 압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관의 공급 용량은 연간 270억㎥ 규모"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검사 결과 안전한 작동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된다면 유럽에 가스를 공급할 수 있으며, 파손된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도 수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공은 유럽연합(EU) 쪽 코트에 있다"며 "EU가 원한다면 뚜껑을 열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겨울을 앞둔 유럽이 러시아 제재를 해제하고 가스를 공급받아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는 선택할 수 있다고 간접 권고한 셈이다. 그는 노르트스트림으로 공급되는 가스를 흑해 방면으로 돌려 튀르키예(터키)를 유럽으로 가는 가스 공급의 허브로 만들 수 있다는 제안도 내놨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고조된 세계의 에너지 위기에 러시아의 책임을 부인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이 추진하는 에너지 가격 상한제와 관련,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 제도를 도입하는 국가에는 에너지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