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의 추리극장’ 앤젤라 랜즈베리 천상 무대로

입력
2022.10.1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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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등'으로 데뷔... 향년 97세

TV드라마 ‘제시카의 추리극장’으로 잘 알려진 미국 배우 앤젤라 랜즈베리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97세.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국 통신사 AP 등에 따르면 랜즈베리는 1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숨졌다. 고인은 1925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후 어머니를 따라 미국에 정착했다가 유명 영화 ‘가스등’(1944)에 출연하며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작 ‘가스등’으로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으며, 조ㆍ단역으로 오래 활동했다.

59세이던 1984년 첫선을 보인 TV드라마 ‘제시카의 추리극장’으로 세계적 스타가 됐다. 랜즈베리는 주인공 제시카 플레처를 연기했고 극본과 제작을 겸했다. 미국의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영어교사 출신 추리소설가 제시카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날카로운 추리력을 바탕으로 해결해 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였다. 1996년까지 방송되며 큰 인기를 누렸다. 고인은 인기 애니메이션 영화 ‘미녀와 야수’(1991)에선 주전자를 의인화한 포트 부인의 목소리 연기를 맡아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고인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2010년대 들어서도 연기 활동을 이어갔다. 영화 ‘파퍼씨네 펭귄들’(2011)과 ‘메리 포핀스 리턴즈’(2018) 등에 출연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왕과 나’ ‘스위니 토드’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등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도 맹활약했다. 토니상을 5차례 수상했고, 골든글로브상을 6차례 받았다. 2013년엔 명예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2014년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에게 ‘데임’ 작위를 받기도 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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