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신성장동력인 클라우드(가상서버) 시장을 잡기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 구글은 11일(현지시간) 연례 기술 콘퍼런스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2'를 열고, 내년부터 암호화폐로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결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클라우드 업체 가운데 암호화폐 결제를 허용한 건 구글이 처음이다.
구글은 이날 행사에서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와의 신규 제휴를 발표했다. △구글은 비트코인 등 10가지 화폐를 지원하는 코인베이스를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코인베이스는 자사 데이터 저장 및 관리에 지금까지 써온 아마존 클라우드 대신 구글 클라우드로 서비스를 갈아타기로 했다.
결제 수단에 암호화폐를 추가한 것은 도전적인 시도다. 올 들어 시장 유동성이 크게 위축되고, 루나·사태 등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까지 하락하면서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지난해 대비 반토막 난 상태다. 향후 가치가 얼마나 더 오르고 떨어질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구글은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기로 한 것으로 읽힌다. 코인베이스를 시작으로 암호화폐 관련 업체들을 신규 고객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인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1분기 기준 전 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점유율은 아마존(33%), 마이크로소프트(21%), 구글(8%) 순이었다. 지난 7월 구글 모기업 알파벳(Alphabet)이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클라우드 사업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62억7,600만 달러(약 9조 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