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문 전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 발언 파문...국감 거듭 파행

입력
2022.10.1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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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과거 의견 철회 거부
환노위 야당 의원들 "모욕... 김문수 고발해야"
파행 거듭... "문대통령 김일성주의자" 발언까지

"'윤건영이 종북 근성을 드러내고 있다, 반일·반민족 수령님께 충성하고 있다'... 여전히 생각에 변함 없습니까."(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과거 자신이 쓴 SNS 글을 읽은 뒤) 그런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12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에 대해 진행되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가 오전 질의 도중 파행 직전까지 몰렸다. 야당 의원들은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 증인에 대한 고발을 주장했고, 한때 국감이 중단됐다. 거듭된 정회 끝에 결국 김 위원장은 사과했다.

이날 국감 시작 직후부터 김 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의 공세를 받았다. 주로 과거 발언과 글의 편향성이 도마에 올랐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더불어남로당'이라고 평가했는데, 우리가 남로당원인가"라고 묻자 김 위원장은 "표현이 과했다. 제도권에 있을 때와 광장에서 발언하는 게 다를 수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쌍용차 노조는 자살특공대다', '민주노총은 김정은 기쁨조다' 등 과거 막말에 대해 민주노총에 사과하라"는 이은주 정의당 의원 질책에는 "무조건 사과하라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며 답을 피했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이 지적한 '춘향전 망언' 등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면서도 "우려하는 부분 잘 헤아리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경기지사 시절인 2011년 한 조찬회에서 춘향전 내용과 관련한 막말을 해 논란이 됐었다.

아슬아슬하게 진행되던 국감은 윤건영 의원 질의 순서에서 급격히 달아올랐다. 과거 김 위원장이 SNS에 윤 의원을 '저격'하며 쓴 글에 대해 윤 의원이 "생각에 변함이 없냐"고 질의하자 김 위원장이 "저런 점도 있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있는 점이 있다"고 답했고, 이에 여야 간 고성이 시작됐다. 문제의 글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4월 페이스북에 쓴 글로, '윤건영이 종북본성을 드러내고 있다'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반미·반일 민족의 수령님께 충성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윤 의원은 "웬만하면 넘어가려고 했는데, 이런 평가를 받고 국감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인격모독에 대해 분명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고, 야당 간사인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명확한 사과와 증인에 대한 고발 없이는 회의 참석에 의미가 없어 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처분을 논의하기 위해 낮 12시쯤 정회됐던 회의는 2시간 반 뒤재개됐으나, 다시 김 위원장의 사과 방식을 놓고 갈등이 빚어지면서 재차 정회됐다. 결국 김 위원장은 오후 5시 재개된 국감에서 "제 SNS 글에 잘못된 부분이 있었고, 지적한 부분을 수용해 정중하게 사과드리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저녁식사 이후 재개된 국감에서도 김 위원장의 '폭탄 발언'은 이어졌다. 또 다른 과거 발언에 대한 질의에 김 위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확실하게 김일성주의자"라고 발언했고, 이에 야당 의원들이 반발하며 세 번째로 정회가 선언됐다. 이후 재개된 회의에서 전해철 환노위 위원장이 "이대로는 정상적 감사 진행이 어렵다"며 김 위원장을 퇴장조치하면서 여야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일명 '노란봉투법'이라 불리는 노조법 2, 3조 개정과 관련해 반대 의견을 재차 명확히 하면서 야당 의원들의 편향성 지적을 받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배소 자체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 "(노란봉투법은) 현대 민법의 기본을 허물자는 내용"이라고 언급했는데, 이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노사정 이해관계를 대화로 풀어야 하는 경사노위 위원장이 혐오와 선입견으로 편파적으로 발언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며 비판했다.

곽주현 기자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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