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유공 코끼리 ②맥줏집 주유소 ③로봇개...60세 SK이노베이션 "젊어지겠다"

입력
2022.10.12 09:00
13면
울산 CLX에선 2050년 넷제로 달성 목표


SK이노베이션은 13일 창사 60주년을 맞아 과거 회사 상징처럼 여겨졌던 코끼리 캐릭터를 다시 불러냈다. 1982년 창단한 '유공 코끼리 축구단' 마스코트로 대중에게 친숙했던 캐릭터에 '행복 코끼리(행코)'란 이름을 붙여 내놓은 것이다. SK그룹이 울산광역시에 기부한 울산대공원 입구에도 행코 조형물을 만들고, 관련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여는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캐릭터 활용에도 적극적이다.

SK이노베이션이 창사 60주년을 맞아 '브랜드 혁신'에 열을 쏟고 있다. 11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서울 중구 청계천변에 최근 문을 연 'SK주유소'라는 이름의 맥주 가게 역시 행코와 함께 인기몰이 중이다. 주유소 앞 글자를 술 주(酒)로 표기한 이 팝업스토어에선 아예 행코 보냉 가방 등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판매 중이다.

이곳에선 '휘발유-라거', '고급휘발유-IPA', '원유-스타우트', '경유-바이젠' 등 석유제품 콘셉트에 맞춘 수제 맥주와 SK 드럼통에 담긴 프라이드 치킨 등을 주고, 벽면엔 SK주유소의 60년 역사와 미래를 소개하고 있다. 과거 '유공 코끼리'를 추억하는 중년 고객들은 반가워하고, 행코를 처음 만난 2030 직장인들은 멀게 느껴졌던 주유소가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진다고 입을 모은다. 회사 측은 이른바 '굴뚝산업'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기업 이미지 개선에 어느 정도 효과를 거뒀다고 보고 있다.



공장 설립 60년… 로봇 순찰 현실화 예고


이 같은 혁신 물결은 현장 곳곳에서도 일고 있다. 올해 울산 남구 고사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울산CLX)엔 얼마 전부터 이상 상황 감지 및 순찰 업무를 돕는 '로봇개'가 투입됐다. 하루 84만 배럴(세계 3위)의 원유를 처리하는 드넓은 울산 CLX 내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까지 살펴 보안과 안전을 모두 잡기 위한 시도다. 6일 울산 CLX에서 만난 현장 관계자는 "(현장 도입을 위한) 테스트를 이제 막 시작한 단계"라며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해 봐야 한다"고 했다. 효과를 검증하면 1962년 국내 최초로 세워진 정유공장의 '로봇 순찰'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창사 60주년인 올해를 기점으로 탄소 순배출량을 아예 없애는 넷제로(Net Zero)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유화학 전진 기지인 SK 울산CLX에서부터 2030년까지 탄소 50% 감축, 2050년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생산 과정과 제품의 그린화를 추진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2027년까지 순환 경제 구축(1조7,000억 원), 설비 전환 및 증설을 통한 친환경제품 확대(3조 원) 등에 약 5조 원을 투자한다는 로드맵을 그렸다"고 전했다.



"버려진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도 만들 것"



순환 경제 실현 차원에서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도 만든다. SK지오센트릭은 2025년 하반기까지 SK 울산CLX 안에 축구장 22개 정도 크기에 해당하는 21만5,000㎡ 규모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구축, 연간 폐플라스틱 약 25만 톤(t)을 재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클러스터는 세계 최초로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 해중합, 열분해 등 세 가지 재활용 공정을 모두 갖춘다.

박천석 SK지오센트릭 G스퀘어센터 팀장은 "버려진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일반 공장에서 만든 석유화학 제품의 질과 비슷한 수준의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하면서 "아직 확정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원재료 투입 대비 제품 생산량은 대략 80∼90%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플라스틱 25만 톤을 투입하면 생산량은 22만 톤 정도 나올 것"이라고 추산했다.

울산= 김형준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