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성장동력 '청정수소'를 선도하는 전남의 미래

입력
2022.10.1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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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는 2050년 세계수소시장 규모를 2조5,000억 달러, 일자리 3,000만 개 규모로 예상했다. 대한민국도 수소가 에너지 총 소비량의 3분의 1을 충당하는 에너지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윤석열 정부는 글로벌 수소경제를 한국이 주도할 수 있도록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청정수소 생태계 구축에 있어 핵심적 환경요인은 공급과 수요의 조화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라남도 환경을 살펴보면, 목포·신안 등 서부권은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와 연계한 '청정수소 생산의 거점'이 가능하다. 현재 도가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청정수소 에너지 섬' 프로젝트는 수소를 저장·운송하는 허브를 구축하기에 적합하다.

또 전남 중부권은 한전과 한국에너지공대, 에너지신산업 규제자유특구, 빛그린국가산단 등 신규 혁신인프라를 통해 수전해기술을 포함하는 '청정수소 원천기술 연구개발의 거점'으로 육성하기에 좋은 환경이다. 여기에다 국내 기반산업인 철강·석유화학 기업이 집중되어 있는 여수·광양을 중심으로 한 동부권은 '광양만권 수소산업 융복합 플랫폼'을 구축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청정수소의 수입, 저장·운송, 대규모 활용이 함께 이뤄지는 수소산업 전 주기 생태계를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전남도는 △LNG/수소 허브터미널 구축 △대규모 청정수소 생산단지 조성·수소 유통△수소항만터미널 조성 △수소 공급 공용인프라 구축·활용 △청정수소 발전단지 건립 △광양시 수소도시 조성 등 세부 사업들을 유기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적합한 환경도 가지고 있다.

정부는 2050년까지 수소 공급량의 82%를 해외에서 도입할 계획인데, 전남에서 추진하는 이 사업이 완료되면 청정수소 공급을 광주·경남권까지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수소 생산·도입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수소경제는 전 세계적으로 사업화 초기 단계이다. 각국은 현재 그레이수소를 중심으로 초기 수요에 대응하고 있으나 가까운 장래에 수소의 생산과 유통, 활용 기반에 있어 블루수소와 그린수소 등 청정수소 체계가 조성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탈탄소 수소에 의해 이루어질 전망이다.

미래 수소사회로 가는 길에 지름길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뛰어난 전략을 세워 지속적으로 도전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 수소법 제정 등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법적·제도적 정비를 마쳤고, 새 정부와 국회 모두 수소경제 이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많은 지자체와 기업들이 이에 동참하고 있다.

청정수소 생산에 필요한 청정에너지 자원과 함께 수소의 유통, 활용에 있어 근간이 될 대규모 철강, 유화 산업을 보유한 전남이 그 중심에 있을 수 있으며, 이를 계기로 전남이 국가 청정수소 산업의 중심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진호 한국에너지공과대 연구부총장 석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