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냉각 우려"...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부정적'

입력
2022.10.10 17:00
백화점 제외한 마트·슈퍼·편의점 등 기대감 낮아져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소비 둔화가 소비 냉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유통업 체감 경기가 2분기 연속 부정적으로 급락해 본격적인 침체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0일 공개한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에 따르면 4분기 지수 전망치가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기준치(100)에 못 미친 73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 대비 1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2002년 집계 이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가장 낮았던 2020년 2분기(66)에 이어 2번째로 낮다. 대한상의는 "고물가,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 모든 업태가 기준치를 밑돈 가운데 백화점(94)만 선방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 고객층이 근로소득이나 금융소득 등이 상대적으로 높아 경기 변화에 비교적 둔감한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의류 수요 증가, 가을 할인 행사와 연말 특수에 대한 기대감 등이 작용한 특성이다.

반면 중산층 이하 고객이 많은 대형마트(76), 편의점(60), 슈퍼마켓(48) 등은 경기 기대감이 크게 떨어졌다. 3분기에 유일하게 기준치를 넘었던 편의점마저 업태 중 지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연말 특수, 이용자 증가라는 호재가 있는 온라인쇼핑(80)도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전망이다.

이번 조사에 응한 소매·유통업체 500곳은 소비 활성화를 위해 ①물가 안정(52.2%) ②경기부양(16.2%) ③가성비 좋은 상품·서비스 확대(9.4%) ④가격할인·판촉 행사 확대(6.0%) 등을 요구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코리아 세일 페스타 등 국가 차원의 대규모 쇼핑 행사를 통해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여주는 경제 활성화 정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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