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구원왕 고우석(24·LG)이 ‘바람의 가문’ 사위가 된다. 장인은 현역 시절 ‘바람의 아들’로 불렸던 이종범(52) LG 퓨처스팀 감독이며, 처남은 ‘바람의 손자’이자 동갑내기 친구 이정후(24·키움)다. 한국 야구 사상 최고 커리어를 가진 역대급 가족 구성이다.
10일 야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고우석은 이종범 감독의 딸이자, 절친한 동료 이정후(키움)의 여동생과 내년 1월 백년가약을 맺는다. 이날 고우석의 소속사 리코스포츠에이전시도 한국일보 보도 이후 “내년 1월6일 서울 모처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최고 화제 커플의 결혼식 주례는 이종범 감독의 은사 김응용 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이 맡을 예정이다.
고우석과 이정후의 여동생은 ‘야구계 세기의 커플’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 고우석은 정규시즌 최종전만 남겨둔 가운데 42세이브(3승2패·평균자책점 1.51)를 수확해 구원왕에 올랐다. 한 시즌 40세이브는 프로야구 역대 8번째이자, LG 마무리 최초의 기록이다.
이정후는 두 말할 필요 없는 KBO리그 최고 선수다. 아버지 이종범 감독의 ‘천재 DNA’를 물려 받은 이정후는 올해 142경기에 나가 타율 0.349에 23홈런 113타점 장타율 0.575 출루율 0.421 등 각종 타격 지표에서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타율과 최다 안타(193개), 타점, 출루율, 장타율까지 타격 5관왕을 사실상 확정했다. 이대로라면 1994년 이종범에 이어 사상 첫 부자 최우수선수(MVP) 탄생이 유력하다. 그 해 당시 이종범도 만 24세 때 타율(0.393)과 최다 안타(196개) 도루(84개) 득점(113점) 출루율(0.452) 등 5개 타이틀을 가져가며 MVP 영예를 안았다.
아버지에 이어 MVP 등극을 노리는 이정후는 내년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도 노릴 수 있다.
이정후와 고우석은 1998년생 동갑내기다. 이정후는 휘문고, 고우석은 충암고를 졸업했지만 둘은 청소년 대표팀 시절 끈끈한 친분을 쌓았다. 2016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호흡을 맞춰 아시아 정상에 도전했지만 통한의 오심 속에 눈물을 흘린 바 있다.
이 때부터 끈끈하게 다져진 둘은 프로에 가서도 TV 예능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하는 등 우정을 이어갔다. 고우석이 이정후를 만나기 위해 수시로 이종범 감독의 집을 드나들면서 자연스럽게 여동생과 연분이 싹텄다는 후문이다.
고우석은 소속사를 통해 "훌륭한 사람과 평생을 함께하게 돼 행복하다”며 “멋진 남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