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둘러싼 뼈 부러지는 ‘안와골절’, 야외 활동하다 많이 발생

입력
2022.10.10 11:39

가을에는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외상에 의한 골절을 주의해야 한다. 눈을 감싸고 있는 뼈에도 골절이 올 수 있다. 바로 안와골절이다.

외부 충격으로부터 안구를 보호하기 위해 안와(眼窩)벽이 깨지며 안구 충격을 최소화한다. 안와골은 다른 뼈와는 달리 표면이 넓고 매우 얇아 충격에 약하다. 눈에 가해지는 충격을 분산하는 역할을 한다. 안와골절은 교통사고 등 강한 충격뿐만 아니라 테니스·농구·축구 등을 하거나 미끄럼틀·자전거 등을 타다가 넘어졌을 때 등 일상에서 받는 충격에도 발생할 수 있다.

안와골절은 다른 골절과 달리 증상이 없을 수 있다.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複視)나 안구 운동 장애, 안구 충혈 및 출혈, 눈꺼풀 부종 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항상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상하좌우로 눈을 움직였을 때 당기거나 사물이 둘로 보이는 증상이 있는지 여부로 자가진단할 수 있지만 정도ㆍ범위를 알기 어렵다. 따라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구토 증상이 동반된다면 빨리 수술해야 할 상황일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증상이 없을 때도 눈 주위에 충격이 있다면 안과 진료를 받는 게 좋다. 눈 주위 뼈는 골절이 심해도 증상이 없을 수 있다. 특히 골절 범위가 클 때 전반적인 안와 내용물이 주저앉으면서 시간이 지나 안구 함몰이 나타난다.

골절 부위가 작으면 골절된 뼈 사이로 눈 주변 근육이 끼어 통증, 안구 운동장애가 생겨 빠르게 알 수 있다. 반면 골절 범위가 크면 부종으로 초반에 티가 나지 않아 간과하기 쉽다.

배경화 김안과병원 성형안과센터 전문의는 “안와골절은 증상이 없다 보니 다른 일로 CT 검사를 하다가 생각지도 못한 안와골절을 종종 발견한다”며 “눈 주위에 타박상을 입었다면 안와골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2~3일 이내 안과를 찾는 것이 좋다”고 했다.

수술이 필요한 안와골절은 발생 후 2주 이내에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 미루면 안와 조직이 변형된 위치에서 굳어져 수술이 어렵고 예후도 나쁘다. 골절 정도가 심하지 않고 눈 기능에 이상이 없는 경미한 안와골절이라면 수술하지 않고 가벼운 대증 요법만으로 치료 가능하다.

안와골절을 진단받았거나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가급적 코를 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코를 풀면 골절된 부위를 통해 공기가 안와 내부로 들어가는 안와 기종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눈이 부풀어 불편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수술이나 경과 관찰에 방해될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