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소련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 '스탄' 5국 중 하나인 키르기스스탄은 9일(현지시간) 러시아 주도의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6개국 합동 군사훈련을 자국내 실행 하루 전에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CSTO 동맹의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AP통신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 국방부는 10일부터 닷새 동안 자국의 광활한 동부 고원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파괴불가 형제애-2022' 지휘 참모 훈련을 이날 취소소했다. 이에 대한 이유는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원래 이 훈련은 CSTO 회원국들인 러시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및 타지키스탄 등 6개국의 육군들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회원국 외에 세르비아, 시리아, 우즈베키스탄 등 5개 국이 옵서버로 초대됐다.
키르기스스탄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소련 해체 후 사라져버린 바르샤바조약기구를 대체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흉내내 만들어진 CSTO 동맹 내부의 긴장이 깊어지는 신호로 해석된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달 아르메니아가 카자흐스탄 실시 합동훈련에 불참했다. 같은 옛소련 독립국인 아제르바이잔과 벌어진 군사적 충돌에서 CSTO 회원국들이 아르메니아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불만 때문이었다. 특히 키르키스스탄은 지난달 같은 CSTO 동맹인 타지키스탄과 국경 충돌을 벌여 양측에서 100여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러시아 그리고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및 타지키스탄의 CSTO 6개국은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합체이지만, 정확한 동맹 목적을 정의내리는 데는 애를 먹고 있다고 AP 통신은 지적했다. 키르키스스탄과 타지키스탄 그리고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충돌 사례 등이 이를 방증한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점령 4개주의 러시아 편입 주민투표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독려할 때, 세르비아와 카자흐스탄은 우크라이나 영토의 러시아 편입 병합을 반대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또 푸틴이 같은 날인 9월21일 러시아에 부분 동원령을 선언하자 수많은 러시아 징집 대상 젊은 남성들이 무비자 입국의 조지아와 아르메니아는 물론 카자흐스탄과 몽골로 탈주 도피했다. 이에 대해 카자흐스탄은 이들을 결코 러시아로 추방하지 않을 뜻을 확실하게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