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의 원자력발전소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내 원전 1기를 재가동하려는 계획이 잇따른 포격 피해로 중단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전날 자포리자 원전 인근에 포탄이 떨어져 원전에 연결되는 전력선이 손상됐다고 밝혔다. 전력선 파손 피해로 자포리자 원전은 비상용 디젤발전기를 동원해 원자로에 전기를 공급하는 중이다.
자포리자 원전 6기는 현재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지만 최소한의 안전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전력 공급은 여전히 필요하다. 가동을 멈춘 원전 6기 가운데 5호기를 재가동하려는 계획도 전력선 복구 등이 완료될 때까지 중단됐다고 IAEA는 전했다.
자포리자 원전을 운영하는 에네르고아톰 측은 지난 6일 IAEA에 원전 5호기 재가동을 위해 열과 증기를 생산하는 작업이 진행된다고 알렸다. 하지만 이런 계획은 외부에서 생산된 전력을 원전까지 공급해줄 전력선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진행될 수 없다고 IAEA는 설명했다.
에네르고아톰 측은 일단 파손된 전력선을 복구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원전과 연결된 유일한 외부 전력 공급원을 포격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일"이라고 이번 포격에 유감을 표명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번 주 초에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자포리자 원전 일대에 비무장 안전구역을 설정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