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독감) 환자 수가 1주일 사이 45% 늘어난 반면, 코로나19 감소세는 점차 둔화되고 있다.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9일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40주차(9월 25일~10월 1일) 독감 의사환자 분율(외래환자 1,000명당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은 7.1명으로 집계됐다. 39주차(9월 18~24일) 4.9명에 비해 44.9% 증가한 수치다.
독감 의사환자 분율은 39주차까지만 해도 안정적으로 관리돼 왔다. 36주차에는 4.7명, 37주차 5.1명, 38주차 4.7명으로 유행 기준(4.9명)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40주차 들어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영유아 환자가 특히 많아졌다. 1~6세의 의사환자 분율은 12.1명으로 유행 기준의 2.5배에 육박했다. 38주차까지만 해도 6명대였는데, 39주차에 7.9명으로 증가하더니 40주차에는 전주보다 52.2% 늘었다.
앞서 당국은 지난달 16일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한 바 있다. 예년보다 1, 2개월 빠른 유행주의보였는데, 정부가 관리 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독감이 확산되고 있고, 코로나19와 동시 유행하는 상황을 우려해 유행 기준을 코로나19 사태 이전(5.8명)보다 낮게 잡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감소세도 점차 둔화되고 있다. 6차 대유행은 잠잠해졌지만, 아직도 하루 1만~3만 명대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확진자 감소 폭도 지난 3일 개천절 연휴 이후 줄어들고 있다.
정부는 트윈데믹 상황을 우려해 지난달 21일부터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생후 6개월 이상 만 13세 이하 어린이와 임신부 대상 접종이 진행 중이고, 12일부터 만 75세 이상 무료 접종이 시작된다. 만 70~64세는 17일, 만 65~69세는 20일부터 무료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오는 11일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개량백신 접종도 시행된다.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종사자, 60세 이상 고령층 등 고위험군이 우선 접종 대상이다. 당국은 접종 대상을 기존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한 18세 이상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