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축제 끝나니 어김없이 '쓰레기 섬'... 반복되는 후유증 언제까지

입력
2022.10.09 20:00
3년 만에 열린 한강 불꽃축제... 105만 명 몰려
봉투 지급·계도 활동에도 쓰레기 대란 반복돼
인근 대로 메우고 행사 즐기는 '얌체족'도 여전

3년 만에 서울 하늘을 수놓은 불꽃쇼는 탄성을 자아냈다. 그러나 화려한 축제가 끝난 뒤 빈자리는 결코 아름답지 못했다.

8일 오후 7시 20분부터 100분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인근에서 ‘서울세계불꽃축제 2022’가 진행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3년 만에 열린 불꽃쇼에는 105만 명(주최측 추산)이 몰릴 정도로 시민들은 오랜만의 대형 야외 행사에 열광했다.

하지만 올해도 마무리가 문제였다. 여의도 한강공원 곳곳엔 맥주 페트병, 과자 봉지 등 각종 쓰레기가 나뒹굴었다. 쓰레기통이 가득 차자 시민들은 주변에 쓰레기를 쌓아 두고 귀가했다. 화장실 인근 바닥은 가래침과 담배꽁초로 발 디딜 틈이 없었고, 내부 역시 변기에까지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다. 앉았던 자리에 배달 용기나 돗자리 등 쓰레기를 그대로 두고 간 ‘얌체족’도 적지 않았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불꽃축제 다음 날인 이날 오전 관람객이 몰린 여의도ㆍ이촌 한강공원의 쓰레기 수거량은 50톤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마지막으로 열린 2019년 행사(100만 명) 당시 쓰레기 배출량(45톤)보다 11%가량 늘었다.

쓰레기 투척은 불꽃축제 때마다 매번 지적되는 고질병이다. 대학생 자원봉사단이 축제 시작 전부터 쓰레기통 위치를 안내하거나 쓰레기 봉투를 나눠주는 캠페인을 하고, 행사가 끝난 뒤 비판 기사도 줄을 잇지만 그때뿐이다.

올해는 행사를 주최한 한화그룹 임직원 등으로 구성된 봉사단 2,000명과 대학생, 자원봉사 시민들이 힘을 합쳐 0시까지 청소를 한 덕에 9일 오전 한강공원은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쉬운 부분이다. 100만 명 넘는 사람이 모이는 대형 행사인 만큼 아무리 쓰레기통 수를 늘리고, 대규모 자원봉사자를 투입해도 한계는 분명할 수밖에 없다.

쓰레기 대란뿐만이 아니다. 올림픽대로 한가운데 차량을 세워놓고 축제를 즐기는 일부 시민 탓에 교통 정체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불꽃축제 관람을 위해 한강 교량이나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등에 불법 주ㆍ정차하는 차량을 견인 등 강력 단속하겠다는 경찰의 사전 경고에도 속수무책이었다. 이 밖에 맘대로 제한구역에 들어가거나 오후 7시로 제한된 텐트 사용 시간을 지키지 않는 등의 행태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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