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롯데)가 은퇴 경기에서 투수로 깜짝 변신했다. 2001년 롯데 입단 당시 투수로 들어왔지만 곧바로 야수로 전향해 프로 마운드에 오른 건 처음이다.
이대호의 등판에 LG는 마지막 올스타전 때 이대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마무리 투수 고우석을 대타로 내세웠고, 이대호는 투수 땅볼로 잡아 복수에 성공했다.
이대호의 투수 등판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8일 부산 LG전을 앞두고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대호도 이날 경기에 앞서 “투수는 21년째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실제 투수 이대호는 팀이 3-2로 앞선 8회초에 등장했다. 초구 시속 127㎞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이대호는 129㎞ 직구로 파울을 유도했다. 3구째 128㎞ 직구는 볼이 됐고, 4구째 127㎞ 직구에 고우석의 방망이가 돌았다. 타구는 이대호 글러브에 들어가 1루에서 여유 있게 잡아냈다.
이대호는 타자로도 1회 첫 타석부터 큼지막한 2루타를 날려 현역 마지막 경기에서도 매섭게 방망이를 돌렸다. 등판을 마친 뒤에는 다시 1루수로 돌아갔다. 1점차 리드를 지켜 이대호는 개인 첫 홀드도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