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마겟돈”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핵 전쟁 가능성을 경고했지만, 백악관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려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 발언으로 긴장이 커지자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로 이동하는 비행기 안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아마겟돈 언급과 관련해 새로운 정보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지는 않다”고 답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수주간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위협에 대해 우려를 제기해 왔다”면서 “대통령이 이번에 말한 것은 그것”이라고 해명했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상원선거위위원회 리셉션 행사에서 “1962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로 아마겟돈 가능성에 직면한 적이 없었다”며 “우리는 핵무기 사용으로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핵을 쏘지 못하게 압박하는 발언이었지만, ‘인류 최후의 전쟁’을 뜻하는 ‘아마겟돈’이라는 용어를 쓸 만큼 러시아의 핵무기 관련 움직임이 긴박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장피에르 대변인은 “우리는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나 우리의 핵 전략태세를 조정할 만한 어떤 이유도 보지 못했다”고 다급히 수습했다. ‘임박한 위협이 있느냐’는 추가 질문에도 “없다”고 거듭 확언했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 소통 조정관도 “우리는 러시아의 전략 태세에 대해 최선을 다해 감시하고 있다”면서 “만약 우리가 (미국의 전략 태세를) 바꿔야 한다면 변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 이렇게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어떤 신호도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