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이상 '고령 임신' 40% 육박…임신 전후 정기검진 필수

입력
2022.10.0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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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임신ㆍ불임 등으로 인해 난임 시술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최근 5년간(2017~2021년) 난임 시술(보조 생식술) 환자가 1만2,569명에서 14만3,999명으로 11.5배 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내 35세 이상 임신 비율이 40%에 육박하는 등 고령 임신이 크게 늘어서다.

최세경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고령 임신은 35세 이상 여성의 임신을 뜻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생식 능력이 떨어지므로 당연히 자연 임신 확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 교수는 또한 “고혈압ㆍ당뇨병 등 만성질환이나 임신 합병증이 생길 확률도 커지고, 젊은 여성보다 체중 관리도 잘 되지 않아 임신해도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요즘은 20·30대 젊은 여성에서도 자궁근종ㆍ난소낭종 질환을 앓을 때가 많다. 이들 질환은 양성 질환이기는 하지만 혹 크기나 증상 정도에 따라 자연 임신을 방해하기도 한다.

자궁근종이나 난소낭종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필요한 수술인지 여부를 꼼꼼히 검토하는 것이다. 임신 전 무턱대고 수술했다가 임신이 어려워지거나 임신 후 임신부와 아이 상태가 위중해질 수도 있고, 수술이 필요한데 미루고 있다 임신 중에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최세경 교수는 “자궁근종은 임신 중에 변성되면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데 이 통증이 조기 진통인지 분만 진통인지 감별이 어려워 임신부가 힘들어할 때가 많다”고 했다. 그는 “그렇다고 무조건 임신 전 수술을 하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 될 수 있는 만큼 자궁ㆍ난소에 혹이 있다면 임신 전후 정기검진하고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히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고령 임신이라면 고혈압ㆍ당뇨병 등 만성질환 검사도 필수다. 특히 당뇨병은 기형아 발생은 물론 유산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임신 전 반드시 잘 조절해야 한다. 유산이 잘 되는 임신부 중에는 갑상선 질환에 많이 노출된다. 출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임신 전에 기본적인 혈액검사만 해도 빈혈ㆍ간 질환ㆍ콩팥병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풍진ㆍ간염 등 항체 보유 여부도 확인 가능하다. 초음파검사로 자궁ㆍ난소에 문제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한다.

임신을 계획 중이라면 최소한 3개월 전부터 엽산 400㎍ 이상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비타민 B 일종인 엽산은 태아의 뇌 발달을 돕고 신경관 결손을 예방하는데 식품으로 충분히 섭취되지 않기에 영양제로 복용해야 한다.

특히 당뇨병이 있거나 항경련제 등을 복용해 태아 신경관 결손 위험도가 높은 고위험 임신부는 기본 용량의 10배인 4㎎을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건강한 임신 준비를 위해 무엇보다 우선시되는 건 체중 관리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의외로 적정한 체중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많다. 저체중과 과체중 모두 임신 합병증과 연관이 있는 만큼 표준 체중을 유지하도록 하고, 임신 중 적절한 체중 증가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임신 전 여성 건강 체크 리스트]

1. 고혈압ㆍ당뇨병ㆍ갑상선 질환 등 출산 전 확인 필수

2. 임신 전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로 건강 확인

3. 임신 3개월 전에는 엽산 복용

4. 과체중ㆍ저체중 모두 NO! 표준 체중 관리

5. 흡연은 임신부는 물론 남편도 금물

6. 정기적인 병원 진료와 상담 필수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