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희소 질환ㆍ난치성 암 등 기존 의약품으로는 치료하기 어려운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으로 ‘개인 맞춤형 의약품’이 주목받고 있다. 개인 맞춤형 의약품은 개인 유전형을 고려해 만든 의약품이다. 의약품 효과와 부작용은 개인 유전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개인에 최적화된 치료 효과를 얻기 위해 유전자 수준부터 고려해야 한다.
희소 질환의 80% 정도가 유전자에 선천적으로 이상이 있는 유전성 질환이다. 최근에는 이런 희소 질환 치료제로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맞춤형 치료 유전자를 환자의 세포 안으로 넣어주는 ‘유전자 치료제’가 주목받고 있다. 플랫폼 기술은 코로나19 mRNA 백신에 사용된 기술로 잘 알려져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바이러스에 변이가 생겼을 때 변이 바이러스의 표면 항원을 만드는 mRNA만 플랫폼에 새로 추가하면 되니 변이 생성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이런 플랫폼 기술의 장점을 이용해 유전자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치료에 필요한 유전자를 플랫폼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이용하면 개별 희소 질환에 맞춤형으로 신속히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몇몇 유전자 치료제가 시장에 나와 있다.
백혈병 등 혈액암을 치료하는 ‘킴리아’, 유전자 돌연변이로 어린이에게서 발생한 척수성 근위축증을 치료하는 ‘졸겐스마’, 유전성 망막 질환에 따른 시력 손실을 치료하는 ‘럭스터나’가 플랫폼 기술을 사용한 치료제다.
앞서 설명한 유전자 치료제들은 평생 한 번만 투여하면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어 매우 혁신적이다. 그러나 이런 약은 새로 개발된 기술이 사용되고, 개인 맞춤형으로 극소량 만들어져 가격이 매우 비싼 게 흠이다.
가격을 적정한 수준으로 낮추려면 국산화가 필수다. 이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바이오챌린저 등 제품화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개발 의약품이 신속히 제품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유전자 치료제는 소량 생산되고, 완제품에 살아 있는 세포가 포함돼 있는 등 대량 생산되고 유기물이나 무기물로 구성된 전통적인 의약품과는 매우 다른 특징을 갖는다.
하지만 기존의 품질 관리 방법 등 전통적인 규제 방식을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식약처는 혁신적 치료제에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규제를 적용해 환자의 치료 기회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