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 사퇴 압박하며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

입력
2022.10.07 17:45
김 이사장 "폭언 사과하라"...국감장 '아수라장'

7일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의 거취 문제를 두고 거친 설전을 벌였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이사장을 향해 "원자력안전재단이 탈핵운동가의 놀이터냐. 탈핵운동가에게 무슨 전문성이 있느냐"며 "이런 분이 어떻게 원자력 발전을 전제로 운영되는 재단 이사장을 잘하겠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정의당에서 탈핵에너지전환위원장, 문 정부에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지낸 뒤 올해 2월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권 의원은 "새 정부의 국정철학에 동의하지도 못하면서 자리에 뻔뻔하게 앉아 있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자진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앞으로 김 이사장을 투명인간 취급하겠다"며 "정의당에 있다가 (문재인) 정부에 있다가 윤석열 정부 밑에서 일하고. 무슨 뻐꾸기인가.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 뭐하러 그런 짓을 하냐"고 비난했다.

김 이사장은 이에 대해 "의원님은 질문할 자유가 있지만, 내 신상에 대해 굉장히 폭언에 가깝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라"고 맞받았다. 그리곤 "한 번도 내 신념과 가치에 반하는 활동을 하지 않았다"며 "단 한 번도 내 신념을 접은 적 없고, 그렇기 때문에 부끄럽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이 목청 높여 반박하자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이 "지금 무슨 말이야"라고 고함을 지르면서 국감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박 의원은 정청래 과방위 위원장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국감 피감사인이 충고하는 것도 아니고, 창피한 줄도 모르고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국감을 6, 7년 하면서 처음 본다"며 김 이사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을 신청해 "정책이나 가치관, 신념은 서로 다를 수 있고, 그것에 대해 지적하는 것은 얼마든 좋다"면서도 "'혀 깨물고 죽으라'는 표현을 어떻게 국감에서 하느냐. 그것은 의원 품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도 "객관적으로 봐도 '혀 깨물고 죽으라'는 발언은 좀 심했다"며 "인신공격성, 모욕성 발언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