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감전사' 베트남 호텔, 사고 숨긴 채 정상영업"

입력
2022.10.07 10:00
30대 한국인 여성 관광객 사망
베트남 다낭 호텔 수영장서 감전 사고

한국인 여행객 사망 사고가 발생한 베트남 다낭의 호텔이 사고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그대로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우리 외교부는 이날 30대 한국인 여성 A씨가 해당 호텔에서 사망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사고 직후 영업을 중단했다"고 밝혔으나, 호텔은 계속 영업 중이었다.

해당 호텔 직원은 "평소처럼 영업한다"고 매체에 말했다. '온라인에는 왜 영업 중단이라고 써놓았느냐'는 물음에는 "거기에 대해선 말할 수 없다"고 답변을 피했다.

주베트남 다낭 총영사관에 따르면 전날(5일) 오후 5시 50분쯤 A씨가 수영장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호텔 직원과 구조대원들로부터 심폐소생술 등 응급 처치를 받았으나 결국 숨졌다. A씨가 쓰러진 것을 함께 있던 가족이 바로 발견하고 10여 분 뒤 구급차가 도착해 응급조치를 했지만 소용없었다.

유족 측은 수영장 안 전구에 불이 들어오면서 강한 전류가 흘러 변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 측은 "(A씨가 수영장) 계단에 한 발 내딛는 순간 '억' 소리 내면서 기운 빠지게 주저앉았다"며 "몸을 떨며 약간 강직되는 게 보였다"고 진술했다.

사고 직후 호텔 직원들은 A씨 몸에 손을 대지 못했고 수건으로 팔을 감싼 뒤에야 겨우 물 밖으로 꺼낸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이후에도 A씨는 3시간 동안 수영장에 방치됐다고 한다. 사고가 일어난 곳은 5성급 호텔로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알려졌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엔 유족 측에서 도움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작성자 B씨는 "(함께 여행 간) 저의 아내와 딸은 수영장 안에 (사망한) 동생(A씨)은 물 밖에 있었는데, 동생이 물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수영장 계단에 발을 넣을 때 '아, 아'라고 소리치며 주저앉았고 이내 의식을 잃었다고 한다"며 "놀란 아내는 동생에게 가려고 했으나 전기가 흐르는 느낌을 받아, 다른 편 계단으로 올라갔다"고 썼다. 또 "이후 상태를 살피기 위해 A씨를 만졌는데 전류가 흘렀고, 호텔 직원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했다.

주다낭 총영사관은 현장에 경찰 영사를 보내 현지 공안과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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